맛집 추천_여주 중암리 손두부

여주 아름다워

by 참새수다

업무차 여주를 오가는 길은 내게 일상의 궤적이자 때로는 고단한 노동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반복되는 도로 위에서 허기가 찾아올 때면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덥혀줄 무언가를 갈구하게 되는데, 우연히 핸들을 꺾어 마주한 중암리 손두부집은 그런 나의 바람이 닿은 곳이었다. 화려한 간판도 세련된 인테리어도 없는 투박한 외관이었지만, 낡은 미닫이문 너머로 피어오르는 구수한 냄새가 발길을 잡아끌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편안한 공기 속에서 마주한 두부 요리는 꾸밈없이 소박했으나 그 존재감만은 묵직했다. 우연이 인연이 되는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고 했던가, 나는 그 첫 만남에서 이곳이 나의 단골집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투박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 두부전골은 시각적인 화려함 대신 재료 본연의 깊이로 승부하는 음식이었다. 시중의 매끄러운 두부와는 달리 거친 질감이 살아있는 손두부는 씹을수록 고소한 콩의 향미가 입안 가득 번져나갔다. 자극적인 양념으로 재료를 덮어버리는 요즘의 음식들과 달리, 이곳의 국물은 두부의 담백함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감칠맛으로 숟가락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곁들여진 김치와 고추 장아찌, 멸치볶음 같은 밑반찬들조차 허투루 낸 것이 하나도 없어서, 밥 한 공기를 비우는 동안 입안에서는 정겨운 축제가 벌어졌다. 음식은 정성이 들어간 만큼 정직한 맛을 낸다는 평범한 진리를 혀끝으로 확인하는 순간, 나는 이 소박한 밥상 앞에서 깊은 위로를 받았다.


그날 이후 여주에 올 때마다 이곳은 나만의 참새 방앗간이 되었고,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지인들에게도 하나둘 소개하기 시작했다. 화려한 맛집을 기대했던 이들도 이 집의 투박한 진심 앞에서는 무장 해제가 된 듯, 다녀온 뒤에는 으레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오곤 했다. 내가 느꼈던 그 따스한 정성이 타인에게도 온전히 전해졌다는 사실에 나는 마치 내가 만든 음식을 대접한 것처럼 뿌듯해지곤 한다. 거짓 없는 재료와 만드는 이의 고집스러운 정성, 그것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맛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두부 한 그릇에 담긴 진심을 맛보며, 정직한 땀방울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는 삶의 이치를 다시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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