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라는 거대한 오케스트라

지휘봉은 시니어의 손에 있다

by 참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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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의 조명이 켜지고 정적이 흐릅니다. 수십 명의 연주자가 악기를 든 채 단 한 사람의 손끝을 응시합니다. 그가 지휘봉을 들어 올리는 순간, 침묵은 웅장한 선율로 변합니다. 연주자는 악보에 적힌 음표를 정확히 연주하지만, 그 음표에 숨결을 불어넣고 곡의 해석을 결정하는 것은 오직 지휘자의 몫입니다. AI 시대를 맞이한 시니어의 위치가 바로 이와 같습니다. 1편에서 우리가 스스로 서는 '핵개인'으로 거듭나야 함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그 독립된 자아를 바탕으로 AI라는 강력한 악기들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즉 '플레이어'에서 '지휘자'로 진화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평생을 현장에서 발로 뛰며 실무를 감당했던 '선수'로서의 기억은 잠시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이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실행하는 땀방울이 아니라, 전체를 조망하고 본질을 꿰뚫는 혜안이기 때문입니다.

AI는 놀라울 만큼 똑똑하고 빠릅니다. 그들은 우리가 밤새워해야 할 자료 조사를 단 몇 초 만에 끝내고, 수려한 문장과 그림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이 뛰어난 '실행 도구(How)'에게는 결정적인 결핍이 있습니다. 바로 '무엇을(What)', 그리고 '왜(Why)'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오랜 세월 삶의 파고를 넘으며 경험과 지혜를 축적한 시니어의 가치가 빛을 발합니다. AI 가 답을 내놓는 기계라면, 시니어는 그 기계가 답하지 못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질문하는 자(The Questioner)'가 되어야 합니다. 얕은 지식은 검색으로 얻을 수 있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는 질문은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당신의 질문 하나가 AI라는 악기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첫 번째 지휘가 될 것입니다. 또한, AI가 쏟아낸 수많은 결과물 중에서 무엇이 최선인지를 가려내는 일 역시 '판단하는 결정권자(The Decision-Maker)'인 당신의 몫입니다. 데이터는 가치중립적이나, 선택은 가치 지향적이어야 합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직관과 윤리적 기준, 그리고 책임감은 AI의 기계적 산출물에 인간의 혼을 불어넣는 거름망이 되어줄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차가운 기술의 시대에 온기를 불어넣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더 깊은 감성과 '사람 냄새'를 그리워합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요약할 수는 있어도, 그 안에 담긴 희로애락의 서사를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바로 여기서 시니어는 '감성을 다루는 스토리텔러(The Storyteller)'로서 데이터를 감동적인 이야기로 치환해야 합니다. 딱딱한 정보에 당신이 겪었던 실패와 성공,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덧입힐 때, 그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위로하는 콘텐츠가 됩니다. 더불어 AI로 인해 설자리를 잃고 방황하는 후배들에게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지혜를 전수하는 '경험을 잇는 멘토(The Mentor)'의 역할도 자처해야 합니다. 기술은 배우면 되지만, 사람을 다루고 조직을 이해하며 위기를 관리하는 지혜는 오직 사람에게서 사람으로만 흐르는 탓입니다.

결국 AI 시대, 시니어의 새로운 명함은 '지휘자'입니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의 손에 들린 지휘봉은 그 어떤 최첨단 기술보다 강력한 '경륜'이라는 이름의 도구입니다.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이 제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졌다 한들, 지휘자의 해석 없이는 불협화음에 불과하듯, AI 역시 당신의 지휘 없이는 그저 성능 좋은 기계 덩어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 무대 중앙에 서십시오. 당신의 경험이 지휘력이 되고, AI라는 악기가 더해져,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웅장하고 아름다운 인생 2막의 교향곡이 연주될 것입니다. 그 음악의 제목은 '대체 불가능한 어른'입니다.

시니어의 삶 그의 경험은 누구도 만들어 낼 수 없는 프롬프터입니다 당신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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