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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어제와는 다르고 싶다.

by 박수경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노후 준비를 위해 이사 가는 게 좋겠다는 나의 말에

“너랑 안 살 거야. 돈도 한 번도 안 벌고 집에 있는 거 다 먹잖아.”

라는 말에 소리 내서 웃고 말았다.


요 근래 외출이 전무한 내가 음식을 만들어 놓으면 다 먹긴 했지 ㅎ ㅎ

아침에 함께 밥을 먹으며 나눈 나랑 같이 사는 남자의 농담이다. 그의 농담이 내 생각을 잠시 가볍게 만들긴 했지만 말이다.


체력이 약해지면서 요즘에는 자꾸 예전과 다르게 앞으로 살아갈 일에 대해 걱정을 하게 된다.

그동안 더한 형편에서도 먹고살기는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먹고만 살겠는가.


복잡함과 단순함 사이를 드나들며 수많은 생각의 실타래를 좇아가기도 멈추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나의 삶의 귀퉁이가 실현되기도, 생각으로만 그치기도 한다.


혈관 하나만 터져도 병원 신세나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이만큼 건강하니 감사해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것 하나로 만족하기에는 또 수없이 하고 싶은 일들과 현실 사이를 저울질하게 된다.


맛있게 잘 먹는 일은 참 사람을 단순하게 한다.

별일 없는 일상에서 잘 먹고 잘 자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싶다가도,

요즘은 그보다 더 큰 의미를 찾고 싶어진다.


나의 삶을 유지하면서 더 나아가야 한다.

정확한 단어를 말하자면 ‘발전’이라는 게 맞겠지.

사는 대로 살아지기보다, 이제는 조금 더 애쓰고 싶어진다.


그동안 워낙 내면을 중요하게 두고

평안과 감사,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걸 소중히 여겨왔는데, 요즘에는 괴롭더라도, 조금 두렵고 불안함이 엄습하더라도 도전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지금은 제약이 많다. 그럼에도 현재에 안주하지 말자. ‘쉬어가자’는 오래된 생각에서 이제는 그만 벗어나고 싶다. 많이 쉬지 않았나, 스스로를 다그치게 된다.


뭐랄까, 현기증이 난다고 할까.

지금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아마도 이런 제목이 어울릴 만한 글을 쓰면서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불투명한 생각들을 옮겨 본다.


어제와는 다르고 싶다. 강도보다 빈도가 잦은 삶의 이유를 알고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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