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 글을 쓰며 깨달은 것들

#17. 나를 위해 도전하는 일은 나에 대한 '확신'을 준다.

by 기록하는 슬기


1일 1 글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오늘로서 17일째가 됐다. 지금까지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성실히 프로젝트를 이행하고 있다. 사실 예전부터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에 1일 1 영상 프로젝트를 하거나 브런치에 1일 1 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을 보고 나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그런데 막상 용기가 나지 않았다. 용기라는 표현보다 더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무엇인가에 매인다는 게 두려웠다. 그리고 귀찮았다.


1일 1 글 프로젝트를 하기 전에도 사실 매일 뭔가를 쓰기는 했다. 하지만 정해진 마감 기한이 없다 보니 끝을 맺지 못하는 글들만 넘쳐났다. (지금도 '작가의 서랍'에는 쓰다가 도중에 포기한 글들과 소재만 적어둔 글들로 빼곡하다.) 동시에 자꾸 핑계만 늘어났다. '조금 더 잘 쓰고 싶어.', '조금 더 수정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그래. 그럼 마무리는 내일 하자.', '시간에 쫓겨서 미완성인 글을 다작하는 것보다는 단 하나라도 완성도 있는 글을 발행하는 게 낫지.' 등등 그럴듯한 이유들은 내가 글을 완성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만들었다.


여기서 글 쓰는 사람을 포함하여 어떤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완성도 있는 글을 발행한다.' vs '일단 부지런히 써서 세상 밖에 내놔야지.'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제적인 데드라인이 있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처지기 쉽다는 것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2개의 글을 발행한다.' 정도의 약속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약속을 나랑만 하게 되면 못 지킬 확률이 높다. 나 스스로에게만 잠깐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을 가지면 되니까. 그래서 나는 그동안 조금 더 마음에 드는 글을 발행한다는 명목 하에 더 게을러졌던 것은 확실하다.



나 자신에 대해 파악하는 것도 중요해. 내가 어딘가에 매이는 걸 싫어하는 이유는 일단 매이면 열심히 하거든.. <사진 : 2020. 10. 기록노동자의 유일한 휴식>




이번 1일 1 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매일매일 눈 뜨자마자, 밥을 먹으면서도, 걸으면서도, 잠자기 전에도 혼잣말로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아... 오늘은 무슨 글을 쓰지...?"라면 말 다한 것 아닌가. 그리고 이렇게 매일 하나의 글을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솔직히 매번 내 글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다 써놓은 글을 다 엎어버리고 싶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그렇게 엎어 버리기에는 시간이 없어서 몇 번의 수정을 한 후 찝찝한 마음으로 발행하기도 했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이 있다. 내가 마음에 들었던 글과 마음에 들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발행했던 글을 독자들이 대하는 반응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스스로 마음에 들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미미했던 적도 있었고, 시간만 넉넉했다면 아예 다시 썼을 글이 오히려 많은 독자분들이 좋아해 주신 적도 있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 나의 글이나 어떤 작품을 내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물론 나의 마음에 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이란 없다. 특히 창작물에는 더욱더 그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 이전에 '일단 해야 한다.' 그러니까 일단 써야 한다. <사진 : 2020.08. 하루 중 가장 익숙한 장면>



2주 넘는 시간 동안 매일매일 하나의 글을 쓰고 완성해서 발행하며 느끼는 점들이 많다. 어찌 됐건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하고 싶어서 시작했고, 독자분들과의 약속을 하루하루 성실히 지키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뿌듯하다. 그리고 이렇게 1일 1 글을 하니까 나 자신에게 더 떳떳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직 정식적으로 등단을 하거나 출판을 하지는 않았지만 글을 쓴다는 명목 하에 스스로를 '글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속으로는 뭔가 애매했다. 하지만 정말 매일매일 글을 쓰고, 브런치에 발행을 하고, 또 매번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을 보면서 나 스스로 정말 '글 쓰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1일 1 글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내가 고치고 싶은 것, 내가 바꾸고 싶은 것,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은 어떤 강제적인 의무감을 부여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 머릿속으로만, 혼자 보는 공책에만 '내일부터 꼭 운동해야지!', '매일매일 글 써야지!'와 같은 결심보다도 sns에 공개적으로 다짐 글을 올린다던가 아니면 온라인 글 쓰기 모임에 가입을 한다던가 하는 공개적이고 의무감이 생기는 약속을 만들어서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우리의 의지는 강하기도 하지만 약하기도 하기 때문에 일단은 '할 수밖에 없는' 그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놓는 것도 나를 바꿀 수 있는 팁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 의무감 아래에서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와 압박감, 긴장감은 생각보다 크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원해서 도전하는 일, 내가 스스로 바꾸고 싶은 것이라면 이 정도의 스트레스와 긴장감은 당연히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성취감', '보람' 이런 것들은 반대되는 감정들을 긴 시간 견뎌내야 맛볼 수 있는 거니까. 그런데 막상 매일매일 나를 위해 뭔가를 하고 나면 '성취감', '뿌듯함'과 같은 감정들이 생각보다 자주 나를 찾아온다. 그래서 막상 시작하고 나면 내 예상보다 꾸준히,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며 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 나처럼.








"만약 나를 위해 도전하고 싶다거나, 나를 위해 고치고 싶다거나

나를 위해 하고 싶은 어떤 일이 있다면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아요.

그 일을 말로 하고, 글로 쓰고, 누군가와 그 약속을 함께 하길 추천해요.

나와의 약속보다 타인과의 약속이 때로는 더 강력한 힘을 가지니까요.

그리고 동시에 그 약속은 나와의 약속이기에 그 약속을 지키는 나 자신을 볼 때마다 기특하고 뿌듯할 거예요.

막상 시작하고 나면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는 여러분을 만날 거예요.

여러분이 제 약속을 매일매일 응원하고 바라봐주시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들의 약속과 도전을 언제 어디서든 응원할게요.

진심으로요.

"







오늘도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를 '글 쓰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시는 건 제 글을 찾아주시고 읽어주시고 느껴주시는 독자분들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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