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일기

[1] 두 줄

by 시나몬

처음 임테기 두 줄을 봤다.

'오.. 두 줄이네. 이게 말로만 듣던 임신인가?'


생리 첫날에만 있었던 생리통이 생리 예정일 10일 전에 느껴졌다. 여태까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아랫배가 묵직하고 땡기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를 갖기로 마음먹고 처음으로 산부인과에서 배란 초음파를 보고 정해준 날짜에 관계를 가진 후였다. 몸 상태가 조금 달라 생리 예정일 4일 전에 얼리 테스트기를 사용해 본 결과 난생처음 두 줄을 본 것이다.


아침잠 많던 남편이 웬일로 주말인데 새벽부터 일어나 거실 소파에 앉아 있길래 확인한 테스트기를 보여주었다.

"오빠..여기. 한 번 봐봐."

"와! 두 줄이네!!"

소파에서 벌떡 일어난 남편은 환하게 웃으며 테스트기를 보고 기뻐했다. 처음 본 두 줄에 남편은 감격한 듯했고 나를 꽉 껴안아줬다.

"그러게. 날짜 받아서 하니까 바로 되네. 사실 이렇게 바로 될지는 몰랐는데."


엄마는 30대에 동생을 가질 때 병원에서 배란 초음파를 보고 두 번 만에 됐다고 했다. 나는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고 아직 출산 경험이 없어서 엄마보다 더 시도해 봐야겠지.. 당연히 한 번 만에 되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혼한 지 1년 4개월. 신혼 생활을 낭랑히 즐기고 그 기간 동안 배란기를 피하는 간접적인 피임을 해서인지 아기가 생긴 적은 없었다. 아기를 가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들었고, 아주 힘들고 어렵게 아기를 가지게 된 사람들도 보고 들었던 지라 나 역시 임신 계획을 세우며 바로 아이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첫 시도만에 두 줄을 보게 되니 나는 약간 당혹? 스러우면서 ‘오... 된 건가?'라는 이런 느낌만 들었다.


원래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시간이 좀 지나서 안정된 후에 주변 사람들에게 알린다지만 나는 처음 본 낯선 물건에 아이가 뒷걸음질 치며 엄마의 품을 찾아가듯 엄마에게 바로 이 사실을 알렸고, 시어머니께는 조금 나중에 얘기드리기로 했지만 남편도 기뻐서 통화 중에 얼떨결에 말씀드리게 되었다. 임테기의 두 줄을 확인한 첫날 나의 임신 소식은 발 빠르게 온 가족에게 도달했다.


임신 사실이 믿기지 않으면서도 믿어지게 되는 날들이 점점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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