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진 Jul 31. 2023

'쓰기'로 해석해 보는 나의 세계

마음이 향하는 곳

 '이지니(@jinny0201)'작가님은 말했다. 스페인 사진작가의 인터뷰 기사에서 '사진'과 연관된 글자가 모두 '글쓰기'로 보였다고. 아래는 스페인 사진작가가 사진작가를 꿈꾸는 이에게 하고 싶은 말에서 '사진'을 '글쓰기'로 바꾼 인터뷰의 일부다.(원문:https://brunch.co.kr/@jinny0201/213)

'에세이는 타고난 재능이 필요 없는 분야입니다. 기술적으로 서툴러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정말 '쓰기'를 사랑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열정과 인내심, 이 두 가지가 있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 말이 무척 위안이 되면서, 나를 둘러싼 세계의 언어들이 종종 글쓰기의 언어로 느껴질 때가 있었다.


드라마 '킹더랜드'

-나는 그냥 비행하는 게 좋아. ->나는 그냥 글 쓰는 게 좋아.

-사무장이 되면 비행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저자가 되면 글쓰기가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드라마 '킹더랜드'에서 비행 자체를 사랑하지만, 동기들과 후배들보다 사무장 진급이 뒤쳐진 스튜어디스의 마음에서 나의 글쓰기의 세계를 보았다.


 배우의 수상 소감이나 인터뷰 기사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간절한 노력과 열정을 볼 수 있고, 연기로 포장된 모습이 아닌 개인 자체의 모습이 보여 흥미가 있다. '연기'는 '글쓰기'와 분야는 다를지라도 원하는 것을 쉼 없는 노력으로 성취하는 본질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수 없이 결과가 안 좋은 작품도 있고 좋은 작품도 있지 않나. (중략)이 일을 유지하는 게 어렵더라. 작품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요즘에 많이 드는 생각은 선배님들이나 연기를 오래 하신 선생님들이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중심이라는 단어도 제가 좋아하는 단어다. 너무 좋다고 들뜰 필요도 없고 안 좋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고 평온한 상태를 어느 정도를 유지해 두는 게 저에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배우 정해인 jtbc 뉴스룸 인터뷰 중)

-"지금까지 100편 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중략) 제 개인적으로는, 그 100편 다,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열심히 했거든요.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제가 잘해서 결과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제가 못해서 망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중략) 실망하거나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든 간에 그 일을 계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책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그냥 계속하다 보면은, 평소와 똑같이 했는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위로와 보상이 여러분들을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배우 오정세 백상 예술대상 남자 조연상 수상소감 중)

-"내가 무명 시절이 꽤 길었다. 그런데도 할 수 있었던 건 연기가 재밌었기 때문이다. 엑스트라를 하고 돌아올 때도 너무 좋았다. 내가 연기라는 걸 하고 왔구나 싶었다. (중략) 연기에 대한 열정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중략) 긴장감과 열정, 앞으로 내가 연기를 어떤 식으로 더해야겠다는 열정이 사그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계속 버티면 더 잘할 수밖에 없을 거다. 믿고 자존감을 갖자""(배우 남궁민,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 중)

(좌)오늘도 글쓰기라는 걸 하고 가는구나. (우) (글쓰기) 연습을 안 하고 잘하길 바라는 건 욕심이거든요!

 그들이 열정을 갖는 대상을 연기에서 글쓰기로 바꿔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오늘도 사랑하는 글을 썼다고 기뻐하는 일. 지속하는 일. 그만두지 않는 일. 뜨겁게 사랑하는 일. 앞으로 더 잘할 것을 믿고 나아가는 일.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 누구에게나 왕도가 없어 공평하지만, 완성이 없으니 때로는 막연하다. 그렇지만 멀어지기엔 그 매력이 치명적이다. 어느덧 100번째 글이다. 지속적으로 마음이 향하는 곳을 따라 계속 써보는 수밖에 없다고, 지금은 정말 그것밖에 모르겠다.


 오늘도 이곳을 방문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지치지 않고 즐겁게 쓸 수 있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테이블에 초대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