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작은 책방도 하고 싶어"
친구의 문자 한 구절이 마음에 박혔다. 문자를 보고 희미하던 마음 한구석의 소망이 떠올라 잠시 상상 속의 나를 소환했다. 작은 책방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나를. 거기서 더 구체화된 부분은 없지만, 나의 취향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지낸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상상을 가끔 한 적이 있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고 웬만해서는 말하지 못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성향이 생겼다. 미리 나서서 방어벽을 치는 바람직하지 않은 성향. 이유를 안다. 이루지 못할까 봐. 그리고 나의 간절함의 크기를 확실히 몰라서 혹은 모르고 싶어서.
그래도 나아진 것은 전에는 이미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부럽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부러워한다는 말은 한다. 시기 질투로 부럽다 하지 못했던 건 아니다. 부럽다고 말함으로써 나의 욕망이 향하는 곳이 알려지는 것을 감추고 싶었을 뿐.
하지만 이성을 내세워 구구절절 판단하며 살아가도 심장은 정확하다. 마음이 향하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려주니깐. 숨길 수 없도록. 덕분에 친구의 문자를 통해 마음 한구석의 소리를 다시 들었다.
틈틈이 전자책으로 연명하고 있다. 읽고 싶은 책 리스트들을 살피며 왠지 지나칠 수 없어 읽게 되는 책의 종류가 있다. 그것은 '서점'. 세분화하면 대형서점이 아닌 독립서점 쪽이다. 운영자의 취향이 깊게 드러날수록 격하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그 책을 읽는다. 혹은 상상 속의 그런 서점을 묘사한 소설 또한 좋아해 그런 책을 쓴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검색해보기까지 했다.
이상과 현실은 전혀 다르겠지만 특히 가장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실질적인 수익이겠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꾸려가고 있는 누군가의 서점이야기는 몹시 흥미로웠고, 몹시 낭만적이었고, 결론적으로 몹시 부러웠다.
늘 그냥 흘러 보내거나 나만 알고 있는 마음속 작은 바람들은 오늘은 한번 기록해 보고 싶었다. 이 마음이 흘러가 숨어버리기 전에.
덧. 그래서 더욱 친구의 소망을 응원하게 되었다. 직원 채용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