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무게감은 무엇일까

무례함을 만날 때

by 수진

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회식(會食, 여러 사람이 모여 음식을 함께 먹는 행위 또는 모임)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실제 회식에는 비 자발성에서 비롯되는 불편함이 있다. 참석 여부도, 해산 시간도 비 자발적이 되는 불편함.

부대 이동 후 회식이 꺼려지는 이유가 늘었다. 후배로 인해 불편함이 생길지 몰랐다. 회식 자리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계급이 있는 이곳에서 가끔 불손한 후배나 개념이 희박한 후배가 보인다. 어쩌면 이제야 유독 두드러지는 이유는, 소위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후임을 맞이했던 전 부대와 달리 이 부대에서는 대위로 전입 와 기존에 있던 후임들을 만나는 형태가 문제였던 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어떤 자리(계급)의 사람에게 기대되는 무게감이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그것이 부족한 건 아닐까. 무례한 사람이나 선후배 개념이 희박한 사람을 만날 때 그것은 혹 나의 문제에서 비롯된 건 아닌지 돌아본다. 물론 상대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것을 회식자리와 연관시켰던 이유는 이러하다. 비록 그런 사람도 평소 어느 정도 멀쩡하게 자신을 연출할 수 있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면 자제력이 떨어지고 본성이 나오는 것이다. 불쾌했던 태도를 꼽자면 나를 선배가 아닌, 본인 아는 누나 내지는 아는 여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아니겠지 생각하며 지켜보다가 씁쓸하게 결론짓는다. '제정신인가?'

물론 회식 자리가 아니어도, 희박한 선후배 개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 상대에게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혹 내가 무게감이 부족한가.

누군가와 갈등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지만, 성격상 아닌 건 아니라고 넘길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이렇게 한다.

1. 상대가 개선의 여지가 있거나, 오해가 개입되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면 : 직접 나선다. 얘기 좀 하자고 불러내거나, 아니다 싶은 부분을 다이렉트로 말해준다. 개선의 여지가 있는 사람은 이 경우 달라지기도 하며, 오히려 좀 더 친해지기도 한다. 비교적 바람직한 예로, 애초에 상대와 친분이 어느 정도 있던 경우이다.

2. 상대가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더 이상 상대하기 싫어진 상황이면(도를 넘는 무례함에 이미 싫어졌다.) : 그가 소속된 부서의 상관과 대화한다. 그 후 (바뀌던 안 바뀌던) 더는 신경 쓰지 않는다.

3. 이도 저도 아니면... 손절한다. 그와 관련해 에너지를 쓰기도 아깝다. 이것은 최후의 보루이고. 어디까지나 마음속에서 끊어버릴 뿐이지만.

그럼에도 멀쩡한 사람은 남는다. 물론 예의 바른 사람들이 훨씬 많지만, 안 그런 경우를 만날 때 나는 회의감을 느끼며, 결국 마음 깊이는 나를 물고 늘어진다. 나는 나의 연차에 요구되는 무게감이 부족한가?

조직 생활은 힘들다. 업무는 기본이고 신경 쓸 것이 많다. 그 와중에 까다로운 자신도 어르고 달래며 결국에는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결국 나이고, 그런 나를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아무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조직 생활에는 잘 안 맞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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