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희, 나는 공부하는 엄마다
원하는 일에 뛰어들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큰 이유는 '확신 없음'아닐까. 안되면 어떡하지? 그럼 창피하잖아. 실망감은 어떡하지. 시간 낭비 아닐까. 안 해도 잘 살았잖아.
얼마간은 그런 류의 마음이 있지 않을까. 실패할 것을 앞서 염려하며 그 일을 원한다고 조차 선뜻 말하지 못하는 모습. 마침내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 그 마음을 잘 안다.
원하는 것을 이룬 사람은 그럼에도 나아간다. 때로는 확신을 가지고, 때로는 확신이 없어도 나아간다. 자신을 붙들고 나아간다. 소망을 품고.
'나는 공부하는 엄마다.'는 전윤희 저자의 책이다. 이 책에 담겨있는 저자의 많은 모습 중 기억에 남는 모습은 늘 찬찬히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밟아온 그의 이면의 모습이다.
-합격하지 못한다면, 그럼 어쩌지? (중략) 나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은 바로 불합격의 상황이다. 내가 합격하지 못한다면? (중략) 내가 무엇인가에 도전했다면, 그 결과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해도 나는 분명 그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고 또 다른 내가 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내가 진심으로 나의 시간을 보냈다면, 그 시간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러니 나의 도전과 시작은 어떤 의미에서든 가치가 있다.
그는 단단한 사람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도망칠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봐야 하는 이유. 자신을 모두 쏟아부어야 할 이유. 아닌 척 회피하고 외면하던 지점을 그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실패에 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두려움 너머를 볼 줄 알았다. 그리고 뛰어들었다. 설령 장렬하게 전사하더라도 그는 감안하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온몸을 던져서. 그리고 이루었다. 만약 이루지 못했다면? 나는 알 수 있다. 이루지 못했더라도 그는 여전히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며 새로운 길을 발견했을 것을.
이 책은 꽤나 솔직하게 써진 책이다. 전윤희 저자는 책에서 자신을 포장하지도 감추지도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진실된 가치와 진솔한 저자. 이 책이 양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이 책은 그가 이 책이 써진 시점에, 오직 그때 쓸 수 있던 글이었을 것이다. 원하는 것을 막 이루고 그가 뜨거웠을 때. 그는 때를 놓치지 않고 이 책을 만들어 냈다.
찬찬히 매일의 성실함으로 삶을 살아온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 그의 삶이 들려주는 이야기. 이 책은 무언가 시작하기에 앞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이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저자는 말할 것이다. 성공하면 좋지만 성공해야 하지만, 설령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고. 뛰어들어 보라고. 괜찮다고. 당신을 응원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 원하는 것을 필히 이루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은 막연한 희망을 건네는 책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꼭 꿈을 이루시라고 한편으로 용기를 주는 책이다. 저자 자신이 치열하게 꿈에 투신했던 이 책을 읽어보면 이루고 싶은 소망을 끄집어내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고, 불확실성 너머 분명히 존재하는 희망을 현실화시키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시작하기 좋은 1월 이 책을 권한다.
덧. 현직 교사인 저자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학생들이 그에게 느낄 감정은 '선생님께 내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일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