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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호 한의사 Sep 27. 2017

폐암보다 무서운 만성폐쇄성폐질환

보통 흡연자들은 관련 병으로 폐암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폐암보다 더 두려운 병이 하나 있는데, 이는 바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병명은 생소할지라도,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은 질환이다. 전 세계에서 10초에 한 명씩 사망하는 병이며, 세계 사망 원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부터 왜 금연을 해야 하는지 알아가 보도록 하자. 








대표적인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폐를 구성하고 있는 기관지와 폐포에 반복적으로 자극을 주고, 염증을 일으킨다. 비흡연자 중 COPD 환자는 제로에 가까우며, 거의 100% 흡연자가 차지하고 있다. 매연이나 먼지,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 자극적인 입자나 기체에 장시간 노출이 되면 위험하지만 직접적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병증이 악화될수록 기도가 좁아지고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난다. 이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종일 거친 숨소리와 연이은 기침에 시달리게 된다. 악화되면 스스로 호흡하는 것이 힘들어 산소호흡기를 달고 생활해야 한다.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 바로 이에 속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실제 흡연자 중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아는 사람은 10명 중 2-3명 정도라는 점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서 발표한 설문자료에 따르면 흡연하는 45세 이상 COPD 잠재 환자군 737명 중 75%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모른다고 답했다. 공해에 노출된 택시 운전자 287명 중 90%는 COPD 자체가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응답했다.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조기진단과 관리(2011)>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COPD 환자의 약 1/4만 진단을 받은 상태이고, 이 중 13%만이 치료를 받는 중이다.


진단을 받지 못한 경우는 경증의 환자이다. 증상 초기에는 비탈길을 걸을 때만 숨이 조금씩 차다가, 이제는 평지를 걸을 때도 숨이 차기 시작한다. 보통은 단순 운동부족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게 여기지만, 걷는데 숨이 차다면 이미 폐 기능의 50%는 손상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COPD는 증상이 심해질수록 기침 및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악화되고, 숨소리가 힘겹게 들릴 정도로 극심한 호흡곤란에 시달리게 된다.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들어지며, 혼자 씻고, 밥을 먹는 행위 자체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미 망가진 폐는 회복이 어렵다. 생명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이 때문에 COPD 치료는 대부분 회복보다 악화 예방을 우선순위로 한다. COPD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0%지만, 한 번이라도 악화를 경험한 환자군의 5년 생존율은 안타깝게도 5% 미만이다. 그만큼 이 병은 꼭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폐기능 검사가 필수이다. 그리고 10년 이상 흡연한 40세 이상, 택시나 버스 운전사 등 직업적으로 유해 기체에 노출이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고위험군이다. 최근 들어 호흡기 증상이 심해졌다면 반드시 병원을 통해 검사부터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을 해야 한다. 이는 치료의 핵심이기도 하다. 진단을 받은 후부터는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금연은 COPD 사망률을 줄여주기도 하며, 폐기능 감소를 늦춰준다. 가래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굳이 COPD 환자가 아니더라도 미래를 위해 꼭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 이 외,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도움이 된다. 고령의 환자일수록 효과가 크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맞도록 하자. 


일찍 죽고 싶은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자신의 찬란한 중년과 노년을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몸의 건강이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비흡연자가 COPD에 걸릴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즉, 흡연자에게 금연은 필수이며 금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담배를 피운다면 언젠간 죽음의 문턱에서 COPD가 당신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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