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의 하중도인 여의도는 둘레가 녹지로 둘러싸여 러닝에 최적이다. 북쪽과 동쪽에는 여의도한강공원, 서쪽과 남쪽에는 샛강생태공원이 있다. 북서쪽과 남동쪽이 뾰족한 고구마 모양이라 여의도 둘레를 달리는 코스를 고구마런이라고 부른다. 8km를 살짝 넘으므로, 10km 코스로 만들고 싶으면 중간에 여의도 공원으로 빠져 한 바퀴 돌고 오면 된다.
출발점은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을 추천한다. 한강과 러닝을 좋아하는 현 서울시장이 역내에 러너스테이션을 만들었다. 러너들을 위한 탈의실, 스트레칭실, 샤워실, 물품보관함 등이 갖춰져 있다. 2번 출구로 나오면 탁 트인 한강시민공원과 바로 연결된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는 노란 벽돌길을 따라 에메랄드 시티로 향했다. 여의도 고구마런은 고구마껍질색인 연한 자주색의 보행로를 따라 쭉 달리면 된다. 여의도는 둥그니까 언젠가 출발한 장소에 다시 도착한다. 보행로는 보통 자전거길(노란색 중앙선이 있는 2차로길)에 붙어있다. 보행로가 끊겨 자전거도로 가장자리에 붙어 달릴 수밖에 없는 구간이 종종 있으므로 주의하자.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은 고구마의 뾰족한 부분인 여의도한강공원과 샛강생태공원의 경계를 넘을 때다. 의도치 않게 한강을 따라 쭉 달리게 되거나, 아차하고 다시 되돌아오면 고구마에 싹이 생기게 된다.
1.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샛강공원으로 건너가는 구간(시계방향 기준)
여의나루역에서 출발해 오른쪽 방향으로 달리면 여의도를 시계방향으로 돌게 된다. 63 빌딩을 막 지나면 보행로가 왼쪽으로 꺾이며 교차로가 나온다. 샛강은 오른쪽이지만 길은 왼쪽으로 꺾거나 직진밖에 없다. 길을 건너 직진하면 한강을 쭉 따라 한강대교 방면으로 빠진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180도 돌아야 P턴하여 샛강생태공원으로 들어선다.
2. 샛강공원에서 여의도한강공원으로 건너가는 구간(시계방향 기준)
샛강을 따라 달리다가 굴다리를 몇 개 지나 전망이 탁 트이면서 정면에 한강이 나오는 지점이다. 본능적으로 오른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 그건 한강을 따라 당산 방면으로 가는 길이다. 출발점인 여의나루역으로 가려면 왼쪽길로 시계반대방향으로 180도 회전해야 한다. 이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겠지만 참고 달리자. 오른편에 청록색 둥근 지붕의 국회의사당이 보이면 제대로 온 것이다. 이제 보행로 표시를 따라 쭉 가면 된다. 여의도공원으로 빠지고 싶다면 마포대교 거의 다 와서 오른쪽 굴다리로 빠지면 된다. 지도상 "여의도한강공원 배달존 3" 인근이다.
최대 난코스는 서강대교와 마포대교 인근의 여의도한강공원이다. 보행로가 끊긴 곳이 많다. 특히 주말에는 달리는 사람, 라이딩(=빠른 자전거)족, 관광용 네발자전거 타는 사람들, 걷는 사람들이 한데 엉켜 아수라장이다. 특히 관광용 네발자전거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이나 데이트하는 커플이 주로 타기 때문에, 달리는 사람들보다 속도가 느릴 수 있고 조작이 미숙한 경우도 있어 더욱 주의를 요한다.
이제 다시 여의나루역이 보인다. 출발한 지점에 도착했다. 뚜렷한 결승점이 없기에 피니시 순간은 다소 허무하다. 그럴 때 스마트워치 러닝앱의 종료버튼을 누르고 지도를 확인한다. 고구마 한 개가 만들어졌다.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