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10km 러닝 코스: 잠수교-한강대교

서울 한강 러닝 코스의 베스트셀러

by 수메르인

달리기의 미덕은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왕이면 폼나게 달리고 싶다면 서울엔 한강이 있다. 국가 1급 하천이자 수도 서울을 가로지르는 강. 강폭이 1km쯤 되기 때문에 시야가 넓어 개방감이 엄청나다. 그에 비하면 런던의 템즈강이나 파리의 센강은 동내 개천에 불과하다.


한강을 쭉 따라 산책로가 반듯하게 정비돼 있기 때문에 어디를 달려도 좋다. 그래도 딱 하나만 추천하자면 한강 러닝 코스의 베스트셀러라 할만한 잠수교-한강대교 구간이다. 반포한강공원, 흑석동, 이촌한강공원을 경유한다.


우선 러너들의 성지라고 일컬어지는 잠수교를 포함한다. 잠수교는 반포대교 아래에 있는 낮은 교량이어서 한강공원에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아도 바로 접근할 수 있다. 게다가 일주하면 얼추 10km기 때문에 기록 관리하기도 좋다. 한강대교 중간에서 노들섬으로 빠져나와 한 바퀴 돌면 12km 코스로 만들 수 있다.



본 코스를 지하철로 접근하려면 동작역(지하철 4-9호선 환승역), 고속터미널역(3-7-9호선 환승역), 이촌역(4호선, 경의중앙선 환승역), 노들역 및 흑석역(9호선) 등이 가능하다. 동작역의 경우 1번 출구로 나와 반포천 산책로를 따라 왼쪽으로 꺾어 달리면 한강으로 바로 연결된다. 고속터미널역과 이촌역은 한강에서 먼 편이다.


중간에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싫다면 한강대교 북단에서 출발한다. 잠수교는 북단, 남단에서 모두 한강공원 산책로와 평평하게 연결된다. 한강대교 남단은 흑석동에서 경사로로 연결된다. 한강대교 북단에서는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야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에 달리는 흐름이 깨진다.


대부분의 구간이 평평하지만 흑석동은 지형 때문에 고저차가 심하다. 내가 선호하는 건 잠수교 남단에서 출발해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다. 초반 반포한강공원의 평평한 구간을 달리며 몸을 푼다. 쌩쌩할 때 흑석동 언덕구간을 먼저 해치우고 한강대교를 건너면 절반이다. 후반에 힘이 떨어지면 이촌한강공원 구간을 관성으로 달려 거리를 늘린다. 마무리는 잠수교다. 잠수교는 뒤집어진 브이자 모양이라 절반까진 오르막이다. 남은 힘을 짜내어 잠수교 정상에 오르면 반포 쪽으로 넓게 시야가 펼쳐져 왠지 모르게 벅차오른다. 가볍게 내려가면 종착점이다.


한강은 달리는 시간대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줘 몇 번을 달려도 지겹지 않다. 낮에는 한강공원에서 피크닉 하는 시민들의 느긋함과, 달리는 나를 몇 배는 빠른 속도로 지나쳐가는 자전거족들의 에너지가 조화롭게 섞인다. 해질 쯤엔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거대한 팔레트를, 밤에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잠수교 달릴 때 시간대를 잘 맞추면 반포대교의 달빛무지개분수를 안쪽에서 감상할 수 있다. 비트가 강한 음악과 알록달록한 조명에 맞춰 반포대교 바깥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물줄기가 쉼 없이 떨어진다. 흡사 거대한 폭포 안에 들어간 모양새다.


달리기를 끝내고 나면 온몸이 땀에 젖고 피로하지만, 한강을 달리며 두 눈에 담았던 끝이 없는 하늘을 마음에 품고 터덜터덜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올림픽 데이런 2024 1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