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사랑

맛으로 기억하는 유년의 날들

by 송연

찬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가 되면 제일 반갑게 찾아가는 곳이 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 한 귀퉁이 좁은 공간에 포장을 치고 즉석에서 붕어빵을 구워

파는 곳이다.

달콤하고 포근한 냄새, 아니 향기롭다고 표현해야 맞는 게 아닐지...


붕어빵을 굽는 그 냄새의 유혹을 뿌리치고 그냥 지나가기는 너무 힘든 일이다.


가벼운 지갑으로도 부담 없이 선뜻 찾아가 몇 개의 붕어빵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곳이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부터 동네 여기저기 붕어빵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많았는데

몇 년 전부터는 그런 가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이 너무 인상되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뉴스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천 원에 서너 개 하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서민들의 대표 간식이었는데 그마저도 쉽게 먹을 수 없다는 게 아쉽고 속상하다.


붕세권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붕어빵 가게를 찾기 힘들어졌다.

어렵게 붕어빵 파는 곳을 발견했다.


굽기가 바쁘게 잘 팔려 빵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천 원에 세 개... 붕어빵 안에 들어가는 재료도 다양하다. 쵸코, 슈크림, 바닐라, 피자맛...

하지만 붕어빵 소는 역시 팥이 진리다.


붕어빵을 주문하고 계산은 대부분은 모바일로 바로 계좌이체를 했다.

요즘은 카드 사용이 보편화되어 현금을 지니고 다니지 않아 이렇게 바뀌어 가는 것 같다.


붕어빵을 한 봉지 사들고 가는 동안은 어떤 부자도 부럽지 않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따뜻해지는 것은 왜일까.


세상에서 가장 소박하고 따뜻한 냄새에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어릴 적

먹거리가 귀한 시절에 먹었던 풀빵에 대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엄마는 이른 아침부터 채비를 하고 장이 서는 다른 섬으로 가기 위해

마을에서 준비한 장배를 타고 나갔다.


배를 타고 가야만 하는 장터에 한 번도 엄마를 따라가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 시절 장터의 풍경은 알지 못한다.


그런 날이면 엄마가 장터에서 무엇을 사 올지 기대감으로 우리는 하루 종일 엄마를 기다렸다.


한참이 지난 오후 늦게서야 큰 다라에 이것저것 필요한 생필품과 먹거리를 사서 머리에 이고 돌아오셨다.

나는 그 다라 안에서 엄마가 제일 먼저 꺼내 주며 얼른 먹으라고 했던 누런 종이에 싸여

찌그러지고 눅눅해진 설탕이 뿌려진 달달한 풀빵을 너무나 좋아했다.


동그란 풀빵이 식어서 모양도 찌그러지고 차가웠지만 어쩌면 아이들을 위해 장터에서 풀빵을 사 온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그 풀빵 안에 담겨있어서 더 그렇게 맛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퇴근길,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줄 붕어빵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