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
다짐
안녕하세요 K
오랜만에 안녕이라고 인사를 합니다. 내가 안녕하지 못하고 당신을 상상하는 모습의 대부분은 웃고있는 모습보다는 울고 있는 모습이었던 주제에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건내는 게 마음에 걸려 감히 적어내질 못했습니다. 하지만 봄비가 내리다 이내 눈으로 바뀌어 내리는 이상한 날에 나는 무언가 담담해진 마음이 되어 당신에게 안부를 묻고 싶어졌습니다.
오늘. 지금 새벽이 깊어가는 시간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 책상에서 탁상용 조명과 초 하나를 켜두고 처음으로 당신에게 쓰는 편지를 이곳에서 쓰고 있습니다. 작업을 한답시고 노트북을 매장에 두고 다녀버릇했더니 당신에게 쓰는 편지들을 항상 매장 테이블이나 거실에 있는 작업용 책상에서 쓰곤했었거든요. 이 편지에 내가 아주 아늑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고 꼭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쓰려고 하는 나의 마음이 얼마나 중요하고 무거운지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한잔 술에 취해 써내려가는 쓸데없는 표현으로 꾸며낸 감정적 표현으로 말하는 오늘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당신 덕분에 나는 이제 말로서 해야 알 수 있는 것과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을 구분할 줄은 아는 사람이 되었거든요.
어떤 말을 하려는지 궁금하신가요
근래 이래저래 강의를 할 기회가 끊어졌지만 가만히 있어보았자 뒷방 늙은이밖에 더 되겠나 싶은 마음에 직접 강의를 만들어 내보이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하루에 해야할 일도 써야할 시간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일반적인 창업 준비과정 따위를 알려주는 자료들을 준비하면서도 중간중간 꼭 해주고 싶은 말들을 넣고는 합니다. 자료들과 그러한 말들을 나는 질서정연하게 정리를 해야하지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포기하는 사람은 되지 마라. 같은 실패를 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실패와 발버둥친 실패는 실패 이후의 의미과 결과가 분명히 다르다.'
고작 창업준비과정이지만 준비과정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는 말입니다.
어려움에 부딪히고 아는 것이 없어 그저 넋을 놓아버리는 사람들이 아주 많거든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도'만을 하지요.
그리고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답은 있습니다. 멀리있거나 어려운 것이지 절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의 뒷 부분을 차마 쓰지 못하고 있어 자료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사람을 가장 싫어합니다.'라는 뒷 부분입니다.
실은 내가 보아온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빗대어 쓰고 있던 내용이었는데 스스로 글로 적고 있다보니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모습이었음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버렸습니다.
K. 당신과의 헤어짐이 최선이었다고 절실하고 절실하게 믿었기에 나는 헤어졌습니다. 억지로 이어나간 인연으로 내가 당신을 상처입혀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꺾을 마음은 지금의 나에게도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강의 자료를 만들면서 일말의 의문이 싹터버렸습니다.
정말 답이 없었을까요.
당신과 헤어짐을 고백하고 당신의 눈물을 닦아냈던 놀이터, 보이지 않는 저 끝까지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던 골목길의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나로서도 그 이상의 답은 내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이젠 잡아낼 수 없는 시간으로 너무 먼 세월에 가리워졌습니다.
때문에 나는 한가지 답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이런 저런 많았던 계획들의 우선순위를 바꾸어서 우선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많이 괜찮은 사람이요. 돈이 많고 건강하고 멋진사람이요. 그런 뒤에 당신을 찾아가보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너무 늦지 않아야해서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기다려달라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요.
이 마음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모르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불안정한 상태인지 나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거든요. 허나 한번 다잡아진 마음을 잘 버텨내보렵니다. 당신을 상처입혀서는 안되는것이 나의 신념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답을 찾아내는 것 또한 나의 신념이기 때문입니다.
다행입니다. 한동안은 당신에게 내가 얼마나 아프고 힘든지를 이야기하기보다는 내가 얼마나 열심히 당신에게 다가서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이야기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럼 내일 부터는 제가 어떤 일들을 해나가고 있는지 하나씩 알려드릴게요. 오늘밤은 내리는 눈이 포근하길 바라며 따뜻한 꿈과 함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