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일곱 번째 밤

담배

by 숨결
담배



안녕하세요 K

오늘은 당신이 볼 수 있는 편지라면 절대 적지 않았을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담배를 줄였습니다.

이 말은 곧 이전까지는 담배를 참 많이 피웠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군것질을 참 좋아했는데

요즘은 통 뭔갈 잘 먹지를 않으니 담배를 곧잘 입에 물어버립니다.

더군다나 전자담배로 바꾸고 나서는 집에서 사탕먹듯 담배를 꺼내물게 되면서

하루 한갑쯤은 우스워져버렸지요.


스트레스는 넘쳐나고

운동량은 줄어들고

식사는 부실하며

담배는 늘어나니

눈을뜨고 깨어있는게 몹시 귀찮아졌습니다.

이미 죽은 듯 살아가는 영혼인데 몸까지 말썽이네요.


그래서 담배를 줄였습니다.

하루 한갑 언저리에서 이제는 하루 두어개피를 피웁니다.

확실히 컨디션 좋아졌습니다.

피우고 난 뒤 일산화탄소와 니코틴과 타르에 나른해지는 증상도

피우지를 않으니 사라졌습니다.


사실 나는 금단증상이랄게 없어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힘들어하지 않기에

피우지 않으려고하면 아주 피우지 않기도 합니다.

때문에 당신을 만나는 동안은 거의 피우지 않을 수 있었지요.


담배는 습관이라고 합니다.

나 역시 내가 왜 피우는지도 모를 담배에 대한 애착은 그저 습관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없으면 허전합니다. 그저 그 뿐입니다. 아주 사소한 습관.


담배 외에는 애정을 가진다고 할 만한 습관은 내게 없었습니다.

K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당신은 내게 일평생 해본적없던 매시간마다의 연락을 하게 만들었고

하루의 시간에 여백이 없이

당신을 생각하도록하는 습관을 내게 건내주었지요


내게 담배보다도 중독적인 것이 있다면

그건 당신에 대한 사랑이고 그리움일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동안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습관이었다면

지금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아프고 슬프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당신을 그리워하며 아파했고 슬퍼했네요.


담배를 피우는 습관을 버리는 건 이리도 쉬운데

당신을 그리워하는 습관은 언제쯤 버릴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오늘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흔여섯 번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