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번째 밤

불편한 잠자리

by 숨결
불편한 잠자리




안녕하세요

간밤의 잠자리는 평안하셨는지요

제 어젯밤 잠자리가 편안하질 못해 당신의 잠자리 안부부터 묻게됩니다.


잠자리가 왜 불편하냐구요?

내 집. 내 방. 내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2주일 가량 되었습니다.

사흘에 한번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매장에서 구겨져 잠을 자고 있습니다


행사 대관 위주로 운영하던 가게가 코로나로 벌써 2년 가까이 행사를 제대로 치루지 못하면서

운영에 타격이 컸고, 더 이상 코로나가 끝날거라는 희망을 붙잡아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배달을 통해서 활로를 뚫어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은 언제나 노력과 희생이 따라오네요

이미 배달을 잘 하고 있는 주변 매장과 끊임없이 생겨나는 새로운 가게들의 틈바구니에서

그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한동안 고생을 해야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매장의 오픈은 아침 10시, 마감은 새벽2시까지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한동안도 그런 시간을 유지해야하죠


날이 갈 수록 허리가 아파오고 피로가 떨어져나가질 않네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어야하나 한심스럽기도 하고 후회되기도 합니다.

올초 회사나 갔으면 사람들에 치일지언정 여유롭겐 지냈을텐데요

참 인생에 쓸데없어 보이는 짓은 잘하는 놈입니다.


불편한 잠자리에 누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당신을 떠나 보내서 참 다행이라고.

이런식으로 살아가는 내 옆에 있지 않아서 참 다행입니다.


물론 당신이 아직 내 옆에 있었다면

애초에 이런 고생하는 삶을 선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아마도 높은 확률로 언제든 이런짓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나는 그런사람이니까요

그래서 당신을 떠나보낸 것이니까요


이런 내 옆에서 맘졸이며 걱정하는 한 평생은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주는 사랑이 바다보다 크다하더라도

당신은 남은 모든 시간을 고작 돈 따위 때문에 속앓는 날들이 없길 바랍니다

아프고 힘든 삶은 혼자 감내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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