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해변
바다. 해변
잠시 볼일이 있어 양양과 강릉을 다녀왔습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새로운 일은 쳐다도 보지 않던 요즘이었건만
새로운 상품기획을 함께하자던 후배녀석. 그리고 후배의 동료와 현지답사겸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휴가도 아니었고 여유를 즐길 일정도 아니어서 바다를 보고 오겠나 싶었는데
마침 바닷가에 위치한 카페를 들리게 되어 아주 잠깐 바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태백산맥을 넘어오는 내내 내리던 비는
경포 바다에 도착한 오후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그칠 기미가 보였고
나는 그 틈에 아주 잠깐 해변으로 나가 사진 한장을 얻을 수 있었지요
수평선 저 멀리서야 구름이 없는 조각만한 하늘이 보였고
저물어가는 하루는 하늘을 가득 메운 비구름에 더욱 빨리 떠나감을 재촉했습니다
바다는 먹구름을 닮은 파도를 해변으로, 해변으로 밀려보내 왔습니다
한장의 사진 속에 그 풍경을 담아보았네요
아직도 바다를 보면 당신이 떠오릅니다
조금 변한게 있다면 얼마전까지 바다를 찾았을 때는
당신과 함께했던 바다에서의 추억들이 한권의 사진집을 한장씩 넘기듯 과거를 곱씹었었고
지금은 오로지 당신의 얼굴만이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많이도 무뎌진 것일까요. 아마도 그런 것이겠지요
바다를 보며 파도의 위로를 들으며 눈물짓던 나는 이젠 없습니다
가슴에 박혀 영원히 함께하겠거니 했던 아픔에도 순응해 버렸나봅니다
오늘의 바다는 맑지 않아서 참 다행입니다
오늘의 바다는 흐린 하늘이어서 참 감사합니다
마침 오늘의 바다가 맑고 하늘이 깨끗하고 해변위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거닐고 있었다면
어쩌면 나는 이런 감사함을 느끼지 못했을것 같습니다
오늘처럼 경포 바다와 하늘이 나와 닮아있어 위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다시 비는 세차게도 쏟아졌습니다
어서 돌아가라고. 어서 괜찮아지라고 강원도의 바다가 울어주며 나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들어서며 그친 비에
나는 무언갈 씻어내고 돌아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런 알쏭달쏭한. 알듯말듯한 그런 기분으로, 그런 생각으로 가득찬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