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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_01

나는 너가 좋아. 꽃처럼 별처럼 하늘처럼

by 숨결





네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나는 모른다

네가 나는 모르는 나의 얼굴을 어찌 바라보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네가 나의 시간 속에 잠시 담겨져 있음이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공유된 시간은 쪽빛의 하늘

하늘에 잠시 안착한 풀잎 한조각


그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평온의 극치


우주로 날아가는 벅찬 가슴같은 설렘은 아니지만

태고적 고요함을 품은 300미터 바닷속같은

파라다이스로부터 불어오는 미풍같은

거대한 평안이다


너는 나의 연인도 아니거니와

가족도 친구도 아닌

오직 하나의 사랑이라 부르고 싶다


외치지 않아도 너를 부를 수 있는 그 이름

그래 너의 이름은 결국 사랑이다










그런 사랑 말고

그냥 이런 사랑






내가 아닌 누군가라는 사랑의 대상이 다양하듯 사랑의 방향과 방식은 참으로 다채롭다

그런점에서 사랑이란 단어가 쉽게 세분화되어 사용되지 않고 온전히 사랑이란 단어로 사용된다는 건

다채로운 사랑의 색깔들 모두가 굳어져버린 덩어리가 아닌 따뜻하게 흐르는 무언가라는게 아닐까


'엄마 사랑해'
'사랑하는 나의 친구'
'사랑해 나의 사람'


나는 당신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싶다.

크게 외치지는 못할 것 같지만 쑥쓰러운 작은 목소리로 너에게만 들리는 사랑한단 말이 하고 싶다


사랑한다 말하는 사람이 단 하나의 당신이 아니란데에는 왠지모를 미안함을 느낀다

어쩌면 당신은 내가 당신만에게 사랑한다 말하길 바랄지도 모르기 때문일까

오직 당신의 마음을 채워주지 못하는 사랑한단 말이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별 의미도 없는 의문이 든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당신이 바라보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랑일까


나는 당신에게 어떤 모습으로 당신과 시간을 공유하고 기억을 공유하는 것일까

혹 나의 부끄러움에 진실된 모습은 감춰버린채

내가 보이고픈 모습만을 바라보며 당신이 나의 시간속에 머물고 있다면

더 큰 부끄러움이 깊숙한 곳을 헤집는 아픔이 몰려올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머리숙여 감사하다 인사를 하고싶다

온전한 내가 아닐지 모름에도 나에게 사랑한다 말하는 당신에게 감사드린다


내가 당신에게 사랑한다 말하고픈 이유는

오로지 당신이 나의 시간에 담겨져 있음 하나로

나의 삶이 찬란히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사랑한다 말하는 당신 모두를 사랑합니다
몹시도 간절히 말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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