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언제나 그렇듯
창가 작은 바람에 안식을 얻는 사람이기를
점심이 가까운 아침
간밤에 별님 놀다간 살짝 열린 창가에
지나던 작은 바람이 커튼을 어루만지면
움직임이라곤 그 자그만 흔들림뿐인 평안함에
나는 태양의 안식을 바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언제나 그렇듯
새벽녘 떠오르는 어스름에 안식을 얻는 사람이기를
채 떠나지 못한 가로등 불빛이 새벽과 마주하면
떠나온이여 안녕
떠나는이여 안녕
그대들의 거룩한 안부인사 가운데 묻혀
대지의 흙내음을 느끼는 광대한 평안함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그렇듯
모든 순간이 사랑으로 삶이 보듬어짐을 망각치 않는 사람이기를
시간의 물결은 영원하고
사랑의 순간이라는 노드는 선이되어가리니
사랑으로 힘든 날 나의 소중한 이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음을 잊지말고
사랑으로 외로운날 나라는 하찮음으로부터도 사랑이 초대됨을 기억하자
언제나 그렇듯
언제나 그렇듯
사소한것 작은것 이란게 있었던가
서른이 다되어 가면서, 그리고 서른이 넘어서 와닿게 느껴지는 한가지는 '시간'이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가 짧아진다곤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합리화를 하려하지만, 그저 누워만 있음에도 하루가 지나가는 판국이니 '일에 대한 집중'이나 '바쁜 일상'때문은 단언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을 버리는 기술' 그리고 '익숙함'
시간이 흘러감에 익숙해지고 내가 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익숙해진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손쉽게 시간을 버리는 도구들이 넘쳐남이다. 글의 서두에 '누워만 있어도 하루가 지난다'라곤 했지만 단순히 누워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다보면 빠른 정보와 흥미를 연속시키는 짧은 텍스트들로 인해 '지루함'과 같은 요소가 쉽사리 침범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익숙함과 시간을 버리는 기술로 채워진 하루 이후에 남는 것은 한줌도 채 되지 못할 '허무'다. 이 허무조차 허무한 하루가 나날히 쌓여가 일주일, 한달, 일년이 되더라도 고작 한줌도 채 되지 못하는 '허무'로 밖에 남지 않는다. 쌓이지도 못하는 허무한 허무.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거다. 하루를 보낸 허무함과 일년을 보낸 허무함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걸.
시간이 그렇다면
행복도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행복해지려 참으로 애를 쓴다. 기준이 무엇이든 우리 모두는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는데 어찌하여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행복과는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아는 것도 많아지고 세상물정도 알아가게 되었는데 왜 행복해지는 방법은 점점 더 복잡해져만 가는걸까?
시간이란걸 너무 손쉽게 보내고 버리다보니 행복하려 애쓸 시간조차 잃어버리게 된걸까?
어디로 갔을까. 행복할 줄 알던 그 시절은.
억지로 일어난 아침이었고 어린마음에도 한숨짓던 등교길이었지만 교실에서 만난 친구와의 농담과 장난이 행복했었는데. 이따금 나오는 맛있는 반찬의 급식이 행복했는데. 일요일 아침 졸린눈 이겨내며 일어나 한시간여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는 아침이 행복했는데. 무뚝뚝한 아버지의 차를 타고 나갔던 가끔의 외식이 행복했는데.
지금도 비슷한 행복은 느끼지만 그 사이사이들의 공백들에 허무와 슬픔을 느끼기보다는 어린 세상에서만큼은 평안과 행복을 느꼈던것 같은데.
지금은 무얼해야 행복할지 모르겠다.
돈을 벌어야 할까? 사랑을 해야할까?
많은 돈으로 넓은 집에서 외제차를 몰며 맛난것들이나 찾으러 다녀야 행복하려나?
도가나 불가의 가르침과 같이 욕심을 버리고 소유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행복하려나?
아니지
어차피 우리는 이미 어른 아닌 어른이 되어버렸고
과거에 미련을 두고 살아가며 현재의 흐름에 휩쓸려 표류하는 바다에서 섬과같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데 함부로 행복해질 수는 없지. 그런 정말이지 어려운 이야기
우리는 어쩔수 없이 살아가야하지
그냥 이것 하나만 잊지말고 살아가자
너를 스치는 여름밤바다의 바람과
내가 밟고 있는 거친 아스팔트 위 새로 칠한 하얀 횡단보도와
간이 딱 맞는 된장국과
우리 속에 마음이 맞는 이들과의 마주침이
걱정과 근심, 외로움과 슬픔에 묻혀 행복이었음을 외면하지 않기를.
작은 행복이 언제나 나의 곁에 머물고 있음을
큰 행복을 찾는 대서양의 항해길 풍랑의 한복판에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를 지켜주는 작은 행복에게 미소지어주기를 잊지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