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의 맛

요식업편_18_메뉴에는 생각보다 많은것이 담겨있다

by 숨결



요식업을 운영하다 보면 맛의 기준, 맛의 가치에 대해 크게 고민할 때가 세번있다. 첫번째는 점포를 오픈할 때, 두번째는 매출이 더이상 오르지 않을 때, 세번째는 폐업할 때.

점포를 오픈할 때는 '손님들에게 맛이 있을까?'라는 고민과 걱정을 많이하고, 매출이 더이상 오르지 않을 때는 '재료비'에 대해 고민을 하게되고, 폐업을 할 때는 내가 만든 맛에 후회를 하게된다.


메뉴

나의 음식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만들어낸 맛을 지키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이다. 음식점에서 '맛'이란 것은 인간의 몸으로 비유하면 '심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음식점이 돌아가는 모든 것의 근본이 되는 중요한 하나. 심장에서 뿜어져온 피들이 온몸을 돌고 돌아 하나의 인간을 살아가게 만든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 우리는 이 사실을 이따금씩 잊게 된다. 때문에 가끔 우린 이런 생각을 한다


'심장에서 조그만 살점 하나쯤은 떼어내도 되지 않을까?'라고






맛과 돈


맛은 어찌됐든 맛있을 수록 좋은거란건 누구나 알고 있는데, 마음가짐이나 실력을 떠나 주인의 입장에서 이 맛을 만드는데 '얼마나의 돈'이 들어가는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맛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가 필요하고,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것들은 모두 '돈'과 연관된다. 많은 준비를 해서 좋은 맛을 만들면 음식의 가격이 올라간다. 그렇기에 주인들은 '맛'과 '가격'사이의 적정선을 만들기위해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에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절대 맛을 줄이려는 고민만큼은 하지말아달란 것이다.


고민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지 말았으면 한다. 해결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향하지 않았으면 한다.


맛은 지키고 유지하되, 재료의 비용을 줄이거나 마진률을 개선한다거나 레시피의 효율성을 고민하자.


원재료가 비싸다면 좋은 재료를 싸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지, 재료를 줄이고 재료의 질을 낮춰서는 안된다. 애초에 맞지 않는 고급재료를 썼던게 아니라면 말이다.

인건비가 부담된다면 레시피의 단순화가 이루어져야지 재료의 단순화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그리고 재료의 가격이 낮아진다고 맛이 낮아질거라는 생각도 조심해야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감수하는 안타까운 모습도 종종 보이는데, 이 또한 주인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하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음식은 조화를 통해 맛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좋은재료의 결합'이 '최고의 맛'이 되는게 아니다. 많은 부분에서 송로버섯 오일보다 참기름이 훨씬 잘 어울리는 것처럼.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재료의 조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맛의 조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키워드의 혼돈을 조심하자.






맛과 마케팅



마케팅의 키워드를 잡는데에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단순히 업종이나 동네맛집 같은 키워드로 가볍게 시작하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갖춘 키워드를 만들어나가야만 한다.

이렇게 만들어나가는 키워드 중에 주인이 직접 할 수 없는 메인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맛'이다. 주인이 직접 '여기 맛있어요'라고 하는걸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광고성으로 업로드 되는 블로그 정보들 때문에 맛집 블로그의 신뢰도 상당이 떨어진 상태이고, 허위 게시물에 속은 손님들은 주변에 '맛없는 가게'로 소문을 낼테니 장기적으로는 결국 악재가 된다.


(일단 뭐가 됐든 음식점이 맛이 없으면 망하는건 당연지사다.)


맛과 마케팅을 연관지어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은, 위에서 먼저 말했던 것처럼 맛과 돈 사이에서 고민을 할 때, 돈을 써서 만들어 낸 맛이라는 결과물에서 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단순히 재료비의 절감만이 아니라 그 속에 마케팅 비용도 숨어있다는 것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재료A+재료B+재료C = 맛>이 아니라 < 재료A+재료B+재료C = 맛 + 마케팅비용 + @> 라는 것이다


맛이란 것은 가게의 근본이자 결과물이다. 결국 어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맛을 줄인다는 것은 내가 깨닫지 못했던 '마케팅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이고, '어쩔수 없는 가게의 나쁜 평가'로부터 가게를 지켜주던 방패까지 잃게 된다.




명심 또 명심.

맛은 음식점의 심장이다. 심장에서 살점을 떼어낼 생각은 시도조차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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