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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수리마수미 Feb 27. 2022

THE GIVER

Lois Lowry/ Adapted and zIllustrated by

새벽에 읽을 책은 아니다. 

무슨 내용인지 전혀 감도 못 잡고 표지에 끌려 사둔 책을 새벽에 펼쳤다가,

하루 종일 몰아치는 수만 가지 생각들에 봉변을 보게 한 < THE GIVER>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지인이 있다. 없는 살림에 시집간 그녀는 오랜 시간 시누이와 시어머니의 멸시를 견뎌야했다. 세상 물정 모르고 얼떨결에 시집간 그녀는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도리인 줄 알았다. 시간이 흘러 노쇠해진 시어머니를 자식들은 지인의 몫으로만 몰았다. 시어머니가 오고 나서 그녀의 집은 난장판이 되었다.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고 음식 타박을 하고 거짓말로 부부 사이와 형제자매 사이를 갈라놓는, 게다가 시어머니는 방 안에서 대소변을 해결하고 싶다며 이 시절 구하기도 힘든 요강까지 구입해 방에 들여놓았다. 지인은 울었다. 삼시 세끼 밥을 차리고 냄새나는 방을 치우는 일이 죽기보다 괴롭다 했다. 

 한때 몸담고 일했던 재활원에 머무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버려진 아이들이다. 칼바람 치는 한겨울에 얇은 포대기 하나  걸쳐 수녀원 앞에 던져놓고 간 아이는 제 어미가 자신을 버린 줄도 모르고 목청 높여 울고만 있었다. 아이는 걷지 못했다. 머리 한쪽은 찌그러져 있었으며, 뱅글뱅글 돌아가고만 있는 눈은 어디를 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음식을 주자 숟가락을 쥘 생각도 없이 머리를 처박고 입속에 음식을 쑤셔 넣기 바빴다.


열두 살 Jonas의 세상은 완벽하다. 똥오줌을 지르는 구박하는 시어머니도 없고, 부모가 버린 얼굴을 처박고 먹는 것이 삶의 전부인 아이도 없다. 그들은 서로의 실수에 "나는 너에게 사과한다"라는 문장 하나로 문제를 해결하다. 정해진 부모와 정해진 형제자매, 성에 눈 뜨기 전 먹어버리는 약은 당연 성범죄도 일어나지 않는다. 고통도 없다. 슬픔도 없다. 모두가 공평히 먹고 마시며 왕따도 없이 아이들은 지낸다. 그리고 열두 살이 되면 커뮤니티가 할당한 각자의 소임에 자신을 맞춰간다. 


    완벽한 세상!

완벽한 세상에 살고 있는 Jonas의 소임은 '기억 전달자'

완벽한 세상에서 완벽하지 않았던 과거 기억을 온전히 물려받는 Jonas의 삶은 점차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제껏 바라본 세상이 조작된 세상이었음에 울분을 터뜨리고 도망가려 한다.

그리고 실행한다.

찾아오는 배고픔과 추위에 안락했던 그 시절을 두고 온 선택을 잠시 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완벽함을 빌미로 그 외것이 제거된 세상에 돌아가지 않음을 다짐한다.

완벽한 세상의 끝에 다다른 Jonas는

첫날 기억 전달자에게 받는 눈 내리는 설산 속 빨간 썰매를 타고

노랫소리 흐르는 Jonas의 세상 속으로 영원히 사라진다.


모든 거추장스러운 것들이 제거된 세상

잡음이 없는 세상

모두가 공평한 세상

우리가 바라던 세상?

이 책을 덮은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 책

 < THE G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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