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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수리마수미 Mar 17. 2022

괜찮아

최숙희 글. 그림/ 웅진주니어


새 학기가 시작된 아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첫날 담임선생님이 너무 무섭다고 걱정하던 아이 말에, 아마 첫날이라 아이들의 기를 잡으려 선생님이 조금 강하게 나가나 싶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아이의 입을 통해 전해 듣는 선생님은 믿기지 않는 행동들이 넘친다.




질문하지 마라.


모르는 것도 모른다고 하지 마라.


아프면 선생님 곁에 오지 마라.


울지 마라.


너네들은 미... 무슨 뜻인지 알지?


너네 같은 아이들 처음 본다.


우리 아들은 너네 보다 똑똑하다.


나는 원래 화를 안내는 사람인데 너네가 나를 이렇게 만든다.


움직이지 마라.


머리 긁지 마라.


뒤에 친구가 괴롭혀도 말하지마라.


보름이 지나도 아이들 이름을 몰라, 야!라고 부른다. 그래서 우리 아이 이름은 야!이고, 짝꿍 이름은 너!이다.


체육시간 발을 삐어 절뚝이는 아이를 돕는 아이들 보고 부산스럽다며 혼을 내고,


아이들이 아픈 아이 돕는 거라니, 머쓱했는지 오히려 다친 애에게 그 정도로 아픈 거 아니 지라며 다그치고...



아이의 입에서 전해오는 담임의 행동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장에라도 찾아가 선생님께 이야길 해 보겠다는 나에게, 아이는 자신에게 해코지 돌아올까 두렵다며 기겁을 하고,


그렇다고 선생님이 그러는 걸 참고 있어도 괜찮아, 괜찮을 거라며 다독이는 것도 아니고...


걱정으로 다른 아이 엄마에게 넌지시 의견을 물으니 자신의 아이에게 해코지가 올까 다들 참고 있고...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 할 여유가 없는 담임선생님을


일 년 동안 견뎌야 할 아이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펼친 그림책 <괜찮아>




어른답지 않은 어른들이 넘치는 이 시절


아이들의 부족함에도 괜찮다고 안아줄 수 있는 선생님을 바란 건


너무 큰 꿈일건지, 깊은 한숨 들이켜며 아이의 머리만을 쓰다듬는 날 괜찮지  않은 내 마음에 들어온 그림책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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