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기승전 P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이 Joy Jan 16. 2019

나와 주변인들의 '홍보' 취업기

홍보담당자가 되는 방법

저는 지금 세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약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돌고 돌아 계속 이 직업을 유지하고 있으니 이 일이 내게 딱 맞는 옷이라 확언하기는 힘들지라도, 어느 정도 저의 몸이 홍보라는 옷에 적절한 사이즈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시절 저의 전공은 국문과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문송(문과라 죄송)'하기 딱 좋은 전공이지요. 당시 멋있어 보였던 언론 쪽 직업을 구하기 위해 신문방송학 전공을 하고 싶었지만 점수가 약간 모자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뭐 책 읽는 것도 좋아하니까'라는 단순한 마음으로 전공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학창 시절 내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우연한 계기에 기업 홍보팀에 입사해 지금까지 홍보 담당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전략적으로 입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우연한 계기들이 모여서 지금의 저의 커리어가 쌓여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학창 시절 홍보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보다 덜하겠지만 당시에도 엄청난 취업난 덕분에 플랜 B 옵션에 홍보담당자라는 직업이 있었습니다. 홍보라는 일이 깊이는 알지 못했지만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해 보였고, 무엇보다 다른 회사원들보다는 조금 전문적인 구석이 있어 보였기에 나와 잘 맞을지도 모른다고 어렴풋이 생각했지요.


저는 학창 시절 플랜 A였던 언론사에 입사하기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모 기업에서 운영했던 학생기자 활동이었습니다. 일 년 동안 학생기자로써 취재를 하고 글을 쓰고, 같은 기수 동기들과 재미있는 활동들을 했습니다. 운이 좋아 당시 저희가 만들었던 잡지가 상을 타게 되었고, 저희 기수는 공채 때 서류 통과라는 베네핏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고마웠던 일입니다. 당시 저희의 담당이었던 모기업 호보팀 대리 언니가(지금은 아주 높은 직급에 계십니다. ) 친절하게 졸업반인 저에게 이 사실을 전해주었습니다. 당시 거의 세 자릿수에 가까운 '서탈(서류 탈락)'을 경험하며 의기소침해 있던 저에게 반가운 소식이었고, 그렇게 저는 그 기업 홍보팀으로 입사해 첫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 선배들을 살펴보면 '언론정보 학과' 출신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절대다수는 아니었지요. 기업이다 보니 경영학 전공자들이 절반 정도 되었습니다. 기자 준비를 하다 홍보팀으로 오신 분도 계셨고, 처음부터 공채로 들어와 전공에 따라 홍보팀에 오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언어를 전공하신 선배,  저는 국문과였으니 전공은 꽤나 다양한 구성이었습니다. 경영과 언론정보 다수에 나머지 전공들이 포진되어있었습니다.


홍보담당자는 기업의 입이자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     (사진=픽사 이미지)

두 번째 제가 근무했던 회사는 뷰티기업입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모든 여성들의 생활에 밀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였습니다. 이 곳에서도 홍보팀에서도 다양한 문과 출신 선배들이 계셨습니다. 저와 같이 경력직으로 입사한 선후배님들은 모두 홍보대행사 출신이었습니다. '홍보대행사'는 기업들의 홍보를 아웃 소싱해주는 업체들인데 현재 국내에 약 100여 개의 크고 작은 회사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의 일을 해볼 수 있는 강점이 있는 곳이고, 일반 기업보다 특화되어 있고 작은 조직들도 많으니 진입장벽도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다니는 식품회사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지금의 회사는 업무 순환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에서 오신 분들 마케팅에서 오신 분이 계십니다. 마케팅과 홍보는 밀접하기 때문에 두 분야를 오가는 것은 경력 확장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산업을 이해하고 전략을 짜는데 시야를 넓힐 수도 있고요, 영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현장 메커니즘과 고객 심리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한 우물을 판 사람들과는 또 다른 장점을 분명 가지고 있습니다.


홍보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저처럼 꼭 한 업무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관련된 팀들을 오가면서 경험과 업무의 폭을 확장하는 것도 개인의 발전을 위해 추천합니다. 저 역시 홍보라는 한 우물을 팠지만 식품, 뷰티, B2B 등 다양한 산업군을 경험한 것이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매우 다른 산업군들을 거쳤기 때문이 업무 이해도가 높아졌고, 기업의 조직 구성이나 업무 프로세스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최근 홍보대행사에서 3년간 일한 후 이직을 준비했던 후배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녀는 주로 제약사의 클라이언트들을 담당했었기에 그쪽 분야로 자신의 커리어를 한정하고 있었습니다. 채용공고도 헬스케어 분야 쪽을 더 유심히 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헬스케어 전문 홍보담당자라는 타이틀도 나쁘지 않지만 비교적 경력이 짧은 주니어 시절에는 가능한 많은 업무를 접해 보는 것이 운신의 폭을 넓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녀 역시 그런 저의 의견을 참고해 뷰티회사로 입성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일했고 만난 홍보담당자 수를 세어보면 매우 많습니다. 그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금의 자리에 있더라고요. 꼭 한길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나 경력이 없이 처음 홍보를 시작하는 친구들은  대기업도 좋지만, 진입 장벽이 낫고 다양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는 홍보대행사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뜻이 있는 곳에 늘 길도 있으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은 비주얼 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