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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oy Jan 22. 2019

일의 기쁨과 슬픔

홍보의 즐거움과 어려움

사무실에서 하루가 시작되면 풀잎에 막처럼 덮인 이슬이 증발하듯이 노스탤지어가 말라버린다. 이제 인생은 신비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감동적이거나, 혼란스럽거나, 우울하지 않다. 현실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실제적인 무대다 (266, 알랭드보통, 일의 기쁨과 슬픔)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존재합니다. 즐거운 일이 있으면 힘든 일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힘든 일이 내가 극복할 만한 종류의 것이냐, 그 즐거움에 내가 더 반응하느냐가 이 일이 나와 잘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 저는 정의합니다. 내가 이 일과 맞지 않는 것은 나의 성격과 일의 성정이 일치하지 않을 뿐인 것이죠.


사실 홍보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나의 성격과 특징을 고려했다기 보다는 대학때 전공과 얼추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들어와 보니 실제와 다른 면들이 많았습니다. 후배들을 보아와도 정확하게 일을 파악하고 들어오는 친구들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취업이 어렵고 정보도 많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반면, 신입사원 친구들 가운데 (특히 문과출신) 홍보팀을 지원하는 비중이 의외로 높다는 걸 알고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광고도 촬영하고, 그러면서 가끔 연예인도 만나는..' 류의 일들을 상상하고 오는 듯 합니다. 그러나 기업 홍보팀은 그런일과는 상당히 거리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홍보의 즐거움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홍보라는 일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회사 내부와 소통해서 그 일을 알리는데 외부 채널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미디어의 언어로 내 회사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일이 즐거우려면 사람들을 좋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풀어나간 일들이 세상에 잘 알려졌을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내가 쓴 보도자료가 신문 탑에 실리고, 방송에서도 취재 요청이 들어오고 큰 반향을 일으켰을때 회사를 위해 무언가 기여한 느낌을 받습니다.결과가 외부에서도 눈으로 보이는 일인 것이죠.


새로운 것을 늘 배우고 익히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홍보 채널은 매일 새롭게 생겨나고 없어지곤 합니다. 어제 가장 효과적인 홍보채널이 오늘도 유효하다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사안들에 늘 관심을 가지고 익히는 일을 통해 늘 깨어있는 인간이라는 자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기쁨이죠.




어려움도 많습니다. 홍보팀에 입사해서 가장 즐거웠던 것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지만, 어려웠던 점 역시 아이러니하게 인간관계입니다. 사람 관계는 즐거움을 가져다 줄 수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가져다줍니다.


특히나 위기관리를 할때 더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회사에 대한 좋지 않은 뉴스가 흘러나왔을 때, 이 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외부와 설득하는 과정, 기사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는 논리와 정보 습득력,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뉴스들에 대응할 수 있는 판단력과 멘탈이 필요합니다.


생각보다 일이 무미건조합니다. 이벤트를 하고 연예인을 만나는 일은 사실 홍보팀의 영역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마케팅의 일과 더 가까운 것이죠. 내부 취재를 하고, 글을 쓰고,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홍보의 일인데, 사실 이 일은 창의력이 필요한 사무인간의 영역인 것이죠.


조금 더 역동적으로 재미있는 일을 찾으면 기업 홍보팀보다는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보유한 홍보대행사가 다이내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사나 이벤트를 기획하고 다양한 툴들을 실험해 보는 경우가 기업보다는 훨씬 많을 테니까요.


현대인들은 일은 곧 나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으며 자랐는데, 무의식 중에 일과 나를 동일시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죠. 일은 분명히 생존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한 수단보다는 더 큰 의미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나와 잘 맞는 일을 찾는 과정은 매우 이미 있고 중요합니다. 나를 대변하는 나의 일이 첫 만남부터 잘 맞으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



일은 우리를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이다 (알랭드 보통)
제가 좋아하는 작가 알랭드 보통입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표현한 일에 관한 문장 중 가장 와닿았던 글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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