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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oy Jan 23. 2019

사소한 것을 챙기지 않았을때

위기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지난주 어린이 전용 음료 용기에서 곰팡이가 발견되어 생산중단에 이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아이가 먹는 제품에서 발견된 이물질이라 특히 충격이 컸습니다. 사건이 알려지고 회사에서 제품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리기까지 위기관리 과정을 살펴보면 아쉬운 점이 보입니다. 큰 지침대로 위기를 핸들링 했지만 작은 점들을 간과해서 여론이 시끄럽고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형국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죠.

사건의 발단

이물질 사건은 늘 같습니다. 고객이 제품을 구입해 이물질을 발견하고 대개는 고객센터로 먼저 연락을 합니다. 이 때 고객센터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해명을 한다던지, 제품 몇 개를 보내주며 사건을 무마하려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 고객은 더욱 화가 나게 됩니다. 일단 제품에서 하자가 발생해서 상한 마음으로 전화를 했는데, 이후 처리가 석연치 않으면 그 마음이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요즘은 누구나 언론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일을 알리려고 마음 먹었다면 방법은 다양합니다. 더군다나 자극적인 소재를 갖춘 이야기라면 금새 퍼지기 마련입니다. 이 사건도 마음이 상한 고객이 맘 커뮤니티에 곰팡이 사진과 함께 관련 내용을 올리면서 세상에 내용이 알려졌습니다.



진행

어린이 음료에서 나온 이물질이기에 관련 내용은 엄마들의 공분을 사기 충분한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많은 이들의 댓글을 달았고, 내용은 금새 언론에 알려져 기사화 되었습니다.


인터넷 매체들이 해당내용을 앞다투어 다루면서 온라인에는 관련 뉴스들로 뒤덮였습니다. 다음날 주요 일간지와 경제지도 해당 내용을 비중있게 다루었습니다.


회사의 대응

주요일간지에서 사건을 다루자 해당 회사는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당사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되어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내 외부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종이캔에 담은 제품으로 택배로 배송되는 운송 과정 중 충격에 인해 핀홀(미세한 구멍)이 생성되어, 외부 공기가 유입, 곰팡이가 발생된 사안으로, 제조과정이 아닌 배송상의 문제로 확인되었습니다.

제품이 아기 전문 브랜드인 만큼 아기가 먹을 때까지 끝까지 책임진다는 소명감으로 친환경 종이캔의 특성까지 반영한 배송상의 재포장 과정을 끝까지 보완하여 재발을 방지하겠습니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한번 사과 드립니다. 앞으로 모든 제품은 제조 뿐 아니라, 배송 유통과정까지 섬세하게 관리하여 더욱 안심할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언뜻 살펴보면 사과문의 룰을 대체로 잘 따른 듯 해 보입니다. 사과도 이물이 발견된 다음 날 바로 올라왔고요. 그러나 문제는 사과문의 빨간 밑줄에 있었습니다. 전체 사과문에서 밑줄로 강조된 부분의 내용은 “제조과정이 아닌 배송상 문제로 확인되었습니다” 즉 우리 잘못이 아니라 배송의 잘못이다라는 이야기를 은근슬쩍 강조해 둔 것이죠. 전체적인 맥락과 사과의 과정은 매우 정중하고 빨랐지만, 결국 내 책임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한 늬앙스로 고객들은 이해를 하게 된 것입니다.


회사 SNS 운영의 실수

사과문을 올린 다음날 회사는 공식 SNS 채널인 인스타그램에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문제가 된 제품을 홍보하면서 “이번주 아이 간식도 00와 함께해요”라는 포스팅을 올린 것이죠. 여기에 더해 게시물을 리그램 하는 고객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제품을 증정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포스트에는 “이런 이벤트를 꼭 지금 해야 하냐.”는 항의 댓글이 넘쳐났습니다. 결국 이 회사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또 한번의 사과문을 게재하는 해프닝을 벌였습니다. 두번 사과하고도 더 욕을 먹게 된 것이죠.

생산 중단 결정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회사는 “앞으로도 배송 운송 과정에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생산을 중단한다.”고 입장을 밝혔고, “앞으로도 품질 문제에 있어서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습니다만 이미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아 보입니다. 중간에 작은 실수들로 인해 위기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죠.


위기는 아주 작은 것에서도 시작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1인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는 제대로 정중하게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작은 디테일을 챙기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큰 일을 할 때 작은 것을 한번 더 챙기는 일, 위기관리에서 잊지 말아야 할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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