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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oy Feb 08. 2019

홍보 관점에서 본 ‘곤도마리에’ 열풍

영어를 못하는 일본 정리컨설턴트는 어떻게 미국에서 성공했는가

요즘 넷플릭스의 리얼리티쇼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는 미국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기세인 그녀의 파워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홍보의 관점에서 살펴 보았습니다.


작고 여린 체구의 곤도 마리에는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뢰인의 집을 처음 방문하면 거실 한가운데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바닥을 쓰다듬으며 집과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미국인들에게 그녀는 작고 외소한 외모부터 물건을 다루는 행동까지 낯설고 신기한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의뢰인의 집을 처음 방문할때면, 곤도 마리에는 집과 첫 인사를 나눕니다. 동양인인 제 눈에도 다소 특이한 의식으로 보이니, 미국인들에게는 확실한 캐릭터로 각인 될 듯 하네요

일본인인 그녀가 ‘어떻게’ 미국에서 큰 열풍을 일으켰을까요? 더욱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전달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곤도마리에는 대학에서는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정리’라는 재능을 활용하기 위해 부업으로 다른 사람의 집을 정리해주고 용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다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정리하는 일로 뛰어듭니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등의 책을 출간하면서 고국인 일본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합니다. 이 책은 전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이 되어 팔리기 시작했는데요.  

한국에서도 출간된 곤도마리에의 책

미국에서의 성공은 쉽지 않았습니다. 2014년 책이 영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지만, 소비가 미덕인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는 딱히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광고도 없었고, 그녀의 책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었습니다. 곤도 마리에가 영어를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홍보 활동에 큰 어려움도 따랐습니다. 라디오 방송이나 토크쇼에 출연시키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다 그녀는 운명의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뉴욕타임즈에 그녀의 정리법 체험기가 기고되고 나서 그녀의 책은 인기를 끌게 된 것이죠.


첫번째 홍보 포인트:
유력 일간지의 체험기 기사


우연히 ‘뉴욕타임즈’ 기자의 눈에 띈 그녀의 책은 언론에 소개됩니다. 그것도 그냥 단순한 책소개 기사가 아니라, 기자의 생생한 체험기사였습니다. 기자는 그녀의 책에서 제시한 방법에 따라 옷장정리를 했고, 이 체험기가 바이럴 되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됩니다. 이내 온갖 언론이 앞다투어 그녀의 책을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곤도 마리에를 찬양하는 프로필이 소개됐고, 여성 잡지는 곤도 마리에의 정리법에 관해 알아야 할 것을 리스트 형식으로 다루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가 쏟아지자, 그녀의 책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150주 동안 올랐습니다. 모두 800만 부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일본풍의 간결한 스타일,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물건과 대화하는 낯선 모습에 미국인들은 열광했습니다. 물건에도 생명이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곤도의 독특한 사고방식에 매력을 느꼈던 것이지요.


두번째 홍보 포인트:
미디어를 이용한 스토리의 확장

곤도마리에는 올해 1월 자신의 스토리를 이용한 리얼리티쇼를 런칭합니다. 그것도 전세계 모든 구독자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과 말이죠. 현재 8회차까지 업데이트 된 이 에피소드는 ‘아이를 낳고 집이 엉망이 된 부부’, ‘ 쾌적한 노후를 마음껏 누리고 싶은 사람’, ‘좁은 집으로 이사 온 네 가족의 이야기’ 등 전 세계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고, 바로 팁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들이 추가되면서 곤도마리에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런칭한 곤도마리에 리얼리티쇼


세번째 홍보 포인트:
시의 적절한 메시지

새해에 런칭된 그녀의 리얼리티쇼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는 시기적으로도 매우 적절한 기획이었습니다.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먼저 비우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고, 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도 새해가 아니었다면 ‘곤도 마리에’에게 덜 관심을 가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흔한 리얼리티쇼가 될 수도 있었지만, 새해에 시작되어 시의 적절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었고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네번째 홍보 포인트:
SNS에서에서 언급할 수 있는 끊임 없는 소재 제공

캐나다에 살고 있는 지인이 얼마전 자신의 SNS에서 아이들과 정리하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태그는 물론 곤마리 정리법입니다. 곤도마리에의 정리법은 끊임없는 SNS 콘텐츠를 양산하고 정보와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누구나 따라 하고 도움을 얻었다는 메시지는 그녀를 더욱 유명해 지게 만들었습니다. 곤도가 제시한 방법대로 집안을 치우고 정리한 결과 놀라운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을 부르는 용어도 생겨났습니다. 그들은 곤도 마리에 덕분에 삶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곤도의 철학을 따르겠다는 뜻으로 “콘버츠(Konverts)”라 불리우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곤도마리에 정리 후기



1인기업가로 시작한 곤도마리에가 언어가 통하지 않은 나라에서까지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적절한 홍보 포인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미국 언론들이 그녀에게 우호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연치 않게 그런 노이즈 조차 곤도의 유명세를 높이는 작용을 하고 있는거 같아 보이네요.


곤도마리에가 유명해지기 까지 홍보포인트를 잘 유념한다면, 1인기업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책을 쓰고 2)홍보를 하고 3)사람들이 끊임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양산하고 4)시의 적절한 홍보 포인트를 발굴해 다양한 매체에 알리는 방식이죠. 의도 했건 그렇지 않았건 곤도마리에는 엄청난 홍보 전략가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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