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에서 만난 취재진 (3) - 큐나드
2019년 11월 여행잡지사 트래블러로부터 서면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그 내용을 소개한다.
바다를 가르며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선사 큐나드의 유일한 한국인 승무원, 임수민을 만나 바다 위 생활에 대해 들었다
지금까지 근무해온 선사들은 어떤 곳인가?
말레이시아, 홍콩을 본거지로 하는 겐팅그룹의 스타크루즈(현 드림크루즈)가 첫 선사였다. 근무 중인 카니발 코퍼레이션 소속 큐나드 선사는 곧 180주년을 맞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영국 사우샘프턴에 본사를 두고 북미, 알래스카, 남미, 유럽, 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 아시아까지 전 세계를 기준으로 운항한다. 영국 여왕의 이름에서 따온 퀸 메리, 퀸 엘리자베스, 퀸 빅토리아까지 총 3척을 운항 중이다.
큐나드에서는 처음이자 유일한 한국인 승무원이라고 들었다.
큐나드 소속 약 5000명의 승무원 가운데 한국인은 한 명뿐이다.
한국인 크루즈 승무원의 길을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려운 점은 없나?
국비로 크루즈 승무원 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 아세아크루즈인재양성센터라는 곳이 있다. 첫 선사 승선 전까지 여기에서 큰 도움을 얻었다. 힘든 점은 특별히 없다. 하지만 승무원은 물론이고 승객 중에도 한국인은 거의 없는 편이라서, 이 업계에서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특히 노력한다. 대한민국의 민간 외교관이라는 마음으로 일한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기항지가 있나?
역시 가장 좋아하는 건 오픈 덱에 나가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이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걸 다 바다에 버린 듯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기억에 남는 기항지는 카리브해의 아루바섬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동화 같은 건물들, 해산물 요리까지 완벽했다. 첫사랑보다 오래 기억할 것 같다.
크루즈 승무원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긴다면?
취업 시장의 블루오션인 것은 맞다. 하지만 때로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긴 항해 중엔 홀로 바다 위에서 외로움을 견뎌야 할 때도 있다. 몸과 마음을 든든히 하셨으면 한다. 바다에서 치열하게 일한 만큼, 육지에서의 시간이 달콤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