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아내를 만난 순간

《내 삶을 뒤흔든 찰나의 기적들》11화

by 수미소

나의 순간의기적이 다른이 에게는 불행의 순간일수도

---
그때는 몰랐다.
눈이 마주친 그 짧은 찰나가
내 인생을 바꿔 놓을 거라는 걸.

세월이 흐르고, 결혼을 하고, 어느새 삼십 년이 흘러갔다.
돌아보면 눈 깜짝할 새였다.
어제의 내가 여전히 서툰 청년 같기도 한데, 거울 속엔 흰머리가 희끗한 중년 남자가 서 있다.


아내는 항상 “흰머리? 머리숱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인 줄 알아.”라며 웃는다
---
처음엔 작은 월세방,
공용으로 쓰는 낡은 화장실 하나,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불이 나서
홀라당 타버린 집안 풍경,
둘이 함께여서 견딜 수 있었고
또 견디고 싶었다.


그러나 아내는 “의지처는 무슨… 내 의지는 화장실 줄 설 때마다 사라졌어.” 라며 소리치곤 했다



힘들 때마다,
짜증도 부리고 화도 내면서
항상 "우리 아들을 위해서 잘 살아야지".
그 말 한마디를 되새기며
위로가 되어 살아왔다.
---
삼십 년을 함께 살아왔다.
좋았던 날도 있었고,
말 한마디로 상처 주던 날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시간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같이 늙어가는 것,
같이 늦은 밤 이불을 덮는 것,
같이 잊고 같이 기억하는 것.

그건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삶이 선물해 준 기적이다.

---
아내를 만난 건 우연이었다.
하지만 그녀와 살아온 건 기적이었다.
두 사람이 서로의 첫만남으로
삼십 년을 함께 걸어왔다는 것,
이 평범해 보이는 삶이
사실은 내 인생 가장 위대한 찰나였다.

아내를 처음 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눈이 마주친 그 짧은 찰나가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그날의 순간이 지금의 순간이 되었고, 지금도 마지막 찰라의 순간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아내에게도 인생도 바꾸어 놓았다.

아내에게는 그 찰라가 불행의 시작 일수도 있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내를 만난 건 우연이었다.
하지만 그 우연이 기적이 되어 내 삶을 흔들었다.
서로의 첫만남으로, 삼십 년을 함께 걸어왔다는 것.
이 평범해 보이는 삶이, 내 인생 가장 위대한 찰나였다.

아내는 “위대한 찰나? 나한테는 불행의 시작이었을지도 몰라. 근데 뭐, 어쩌겠어. 이미 30년이나 지나버렸는걸.”
--
삼십 년이란 시간은 길고도 짧다.
돌아보면 눈물도 많았고 웃음도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내 삶을 뒤흔든 찰나의 기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내는 “계속된다니 다행이지. 근데 당신, 오늘 저녁 설거지는 꼭 당신이 해.”
---

가끔은 사랑이 기적처럼 보이기도, 가끔은 불행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두 가지가 함께 있을 때, 그게 바로 진짜 ‘함께 살아가는 것’ 아닐까.

keyword
이전 10화자격증 가진 전문가 보다 무서운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