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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Jun 19. 2023

'토마스 복음(도마 복음)' 읽어가기 1

하산하는 길에 나는 나를 만나려 한다.

‘토마스 복음’ 읽어가기     


1. 하산하는 길에 나는 나를 만나려 한다.   

  

1. “이처럼 그는 말했다. “이 말을 온전히 이해하는 이들은 죽음을 맛보지 않으리라.”     


생물학적으로 죽고 사는 문제를 두고 고민하지 않는다. 살고 싶어 이 땅에 살게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태어났다. 그리고 이 땅에 던져졌다. 누구는 조금 부유한 곳에 누구는 조금 더 가난한 곳에 누구는 아예 사는 것이 ‘고통’인 곳에 그렇게 던져졌다. 그리고 부유한 곳이든 가난한 곳이든 고통의 곳이든 어디든 남의 눈치를 보며 산다. 저들이 나를 어찌 볼까 그것이 나를 지배한다. 남의 눈에 강하게 보이기 위해 살아가고 남의 눈에 더 신에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남의 눈에 더 똑똑하려 노력한다. 그렇게 살다 어느 순간 내 삶이 온전히 남의 시선에 사로잡힌 노예가 되어 버렸다. 태어난 것도 내 맘이 아닌데, 이젠 내 삶도 내 것이 아니다. 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살아도 나는 죽은 이 처지에서 어쩌면 그는 나에게 이런 삶에서 벗어날 길을 알려주는 것일지 모르겠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또 나를 부정하고 나를 초월하라는 이야기로 나를 무시한다면, 나는 그의 말에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내 수도의 삶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마치 차라투스트라의 그 수도적 삶이 결국 산에서 내려가며 “신은 죽었다”라고 말했던 것같이 말이다. 나는 산에서 내려가며 이 글을 읽어가려 한다. 이미 나의 ‘하산(下山)’을 시작되었다. 


2023년 6월 19일

유지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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