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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Jun 29. 2023

항상 새로워지자!

헤라클레이토스 조각글 B6

항상 새로워지자. 

헤라클레이토스 조각글 B6     


헤라클레이토스에 따르면태양은 매일 새롭습니다.”

ὁ ἥλιος ... καθπερ ὁ Ἡρκλειτς φησινος φ' ἡμρῃ ἐστν

: Aristoteles, Meteorologica II.2 355al3     


읽다:     

모든 건 새롭다. 항상 새롭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항상 새로워지고 있다. 새로워지지 않으면 그건 죽은 거다. 작은 씨앗이 싹이 되고 그 싹이 줄기가 되고, 그 줄기가 다시 잎을 내고 꽃을 낸다. 그 꽃은 과실이 되고, 그 과실을 다시 씨앗을 내고 그 씨앗은 다시 싹을 낸다. 이렇게 작은 씨앗은 쉼 없이 변한다. 새롭게 자신을 드러낸다. 정말 조금의 멈춤도 없이 말이다. 이 변화가 멈춘다면, 더는 새로움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그건 죽은 거다.      


어제의 태양은 어제의 태양이다. 어제의 태양에게서 지금 나를 위한 빛과 따스함을 청할 순 없다. 줄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다. 어제의 태양은 말 그대로 어제의 태양이기에 지금 없다. 오직 지금의 태양만이 지금 있다. 오직 지금의 태양만이 지금 나를 품어지고 어두운 길 빛이 되어 안내할 뿐이다.      


‘철학’이든 ‘신학’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과거의 철학자와 신학자 그리고 사상가의 답은 과거의 지혜다. 그들이 살던 바로 그곳 그 과거 속에서만 제대로 정답일 수 있었던 과거의 지혜 말이다. 그 지혜가 지금 나와 우리 삶에 온전한 정답으로 다가올 순 없다. 나와 우리는 과거 그곳에 살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비슷해 보여도 그들과 다른 고난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그들의 그 답이 절대 나와 우리의 답이 될 수 없다. 절대로 말이다. 그냥 쓸모있는 참고서일 뿐이다. 오랜 시간 여러 사람에게 유용했던 참고서말이다. 과거 철학자와 신학자의 대단해 보이는 답은 지금 여기 나의 삶을 위한 정답지는 아니다. 절대로. 지금 내 삶을 위한 정답은 나의 수많은 실수로 만들어가는 내 삶 그 자체다. 어제와 다른 나를 위해 그리고 어제와 다른 이 세상 가운데 나는 어제와 다른 지금의 정답을 또 궁리해야 한다. 새로워져야 한다. 쉼 없이 궁리하고 궁리해야 한다. 새로워지기 위해 말이다.      


지금 나의 최선이 내일은 오답이 될 수 있다. 그래도 신경 쓰지 마라. 그게 삶이다. 지금의 최선이 내일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그게 삶이다. 그게 우주다. 그래도 지금 최선을 다해 새로워져라. 과거의 태양을 신으로 보시고 과거에 구속되어 살지 마라. 새로워지기를 포기하지 마라.      


남들은 익숙한 나를 반긴다. 어제와 같은 나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노예가 되지 마라. 남이 너의 삶을 벗이 아닌 지배자가 되게 두지 마라. 진짜 벗, 진짜 선생은 새로워지는 그대를 응원하며 함께 새로움의 길을 더불어 가는 이다. 절대 그대를 과거에 묶어 두지 않는다.      


매 순간 내 삶의 지혜는 그 순간 내 궁리함으로 얻을 뿐이다. 그때마다 나는 나의 빛이 되고 나의 태양이 되어야 한다. 남에게 기대지 마라. 과거에 기대지 마라. 익숙한 존재에 머물지 마라. 어제와 같은 나무는 새로운 과실을 낼 수 없다. 살을 가르고 또 다른 살을 내지 않는 나무는 새로운 과실을 낼 수 없다. 매 순간 쉼 없이 궁리하고 쉼 없이 새로워지자. 그대는 그대의 삶을 위한 가장 찬란한 태양이기에 그대의 그 치열한 궁리함에 충실하자. 그게 우리 삶의 최선이다.     


유지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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