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온전히 없는 곳에서...
하느님과 온전히 하나가 되면... 나를 나로 지탱하는 아주 조금의 '아집'도 사라져 나의 소원을 부탁하지도 못할 거다. 나의 소원이란 나란 아집이 남아 나를 지탱할 때나 가능하니 말이다. 정말 하느님과 하나 되면 나를 나로 지탱하는 그 작디작은 아집도 모두 사라져 그 순간 그곳에 언제 어디인지 모를 지경에서 모두가 하나 되어 있겠지... 저기 저 돌이나 저기 저 시든 꽃이나 저기 저 고양이나 여기 나란 사람이나... 모두가 무경계의 지경에서 말이다. 서로가 서로의 끝이 아닌 지경에서 말이다. 그 지경이 어떠한지... 도저히 사람의 말로 담아내지 못한다. 사람의 언어로 담아내는 순간, 저기 저 돌과 시든 꽃 등등은 모두 나의 밖 타자가 되어 버리니 말이다. 나는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무엇이 되어 버리니 말이다.
유대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