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칠의 성서 읽기
“아무것 없이 세상에 난 몸, 다시 알몸으로 돌아가리라. 하느님께서 주신 것, 다시 하느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 찬양받으소서.”
욥 1장 21절
내 것이 어디 하나라도 있사오니까.
내 편히 밟으며 걷는 이 땅이 어디 우리의 것입니까.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숨 쉬는 이 공기가 어디 우리의 것입니까? 내가 걸어 당신에게 가는 이 걸음걸음 가능하게 하는 이 땅도 내가 살아 당신에게 가는 이 숨도 어디 온전히 내 것입니까? 나란 것이 그렇습니다. 나란 존재 자체가 어디 온전히 내 것입니까? 대체 우리 것은 무엇이고, 내 것은 무엇입니까. 그런 게 어디 있기는 있습니까. 내 것도 아닌 걸 내 것이라 고집하니 싸웁니다. 모두를 위해 모두에게 내어주신 하느님의 온 존재를 감히 내 것이라 고집하며 도려내어 내 주머니에 담으려 하니 싸웁니다. 하느님의 맨살을 도려내어 하느님을 아프게 하고 모두를 위한 걸 나만 홀로 가지니 내 이웃을 적으며 만들어 다툽니다. 그리곤 하느님에게 내가 이만큼 성공했으니 이 모든 걸 하느님의 축복이라며 교만스러운 웃음을 자랑스럽게 보입니다. 내 것이 무엇이고, 우리의 것 무엇입니까. 이 모든 게 하느님 당신의 드러나심이고 하느님 당신의 품입니다. 그 품 안에서 ‘나’도 ‘나와 더불어 사는 모든 이’도 하느님 당신의 뜻과 온전히 하나 되어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것도 네 것도 모두 더불어 하나로 하느님의 품이고 하느님이시니 그저 그 가운데 우리 모두 더불어 하나 되어 살도록 애써야겠지요. 그리되게 해 달라 청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욕심을 도려내며 모두와 더불어 하나 되어 살아야겠지요. 나와 조금 달라도, 아니, 나와 너무 많이 달라도 하느님 품 안에서 우린 모두 한 가족이니 말입니다. 모두 하느님 품에서 나와 다르지 않은 하나이니 말입니다. 내 것도 네 것도 없이 말입니다. 하느님, 내 모든 걸 가져가셔도 단 한마디로 할 수 없습니다. 어디 내 것이 하나라도 있어야지요.
유대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