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들게 했던 일들은 항상 깊게 남는다. 웃던 기억보다 울던 기억이 더 깊게 남는다. 아프게 이들의 이 나쁨만이 더 깊게 남는다. 그래서인지 쉽사리 세상은 나쁘게 기억된다. 모두 의심한다. 의심하지 않을 것이 없이 모두 의심한다. 모두 다 나를 속이는 사람이라 의심하고 모두 다 나를 이용하는 사람이라 의심한다. 그래서인지 남을 믿지 않는다. 이용하고 버린다. 다들 그러니 자신은 이용당하지 않으리라 자신 이용해 버린다. 자신이 아프지 않기 위해 아프게 한다. 모두가 그런 이들이니 그리 사는 것이 덜 아프다면서 말이다.
모두가 그러니 나는 그리 살지 않겠다면서 나는 또 하나의 벽을 만든다.
그러나 나는 수많은 이들이 내어준 고마움으로 살아왔다. 나를 이용하지 않고 나와 더불어 울고 웃던 이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의 고마움으로 있다. 하지만 그 고마움을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고맙다는 말보다는 작은 실수와 나와 다름에도 선을 긋고 조롱해 버렸다. 나는 더불어 사는 법을 몰랐다. 나를 내어주면 내가 되는 법을 몰랐다. 나를 내어주며 나는 나의 끝을 넘어 더 큰 내가 되어갈 것이지만 내 아집 속에서 누구도 믿지 않고 그냥 그렇게 홀로 있었다.
세상의 나쁨을 인정하며 그 홀로 있음을 인정하면 그 당연함을 긍정하면 나 역시 그리 살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