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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Jan 17. 2022

홀로 외로운 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곳에서

유지승의 아미타경 읽기 2022년 1월 16일

佛說 阿彌陀經 

불설 아미타경


요진구자 구마라집(姚秦龜玆 鳩摩羅什) 한문으로 옮기고 이를 다시 심해 유지승이 한국말로 옮겼다.  


[저는 불자가 아닙니다. 불교학 전공자도 아닙니다. 불교철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저 아무것도 아닌 저가 읽고 마음에 담긴 것을 이곳에 적을 뿐입니다. 저의 글을 두고 아무것도 모르는 놈의 헛소리라 여겨지시거나 엉뚱하게 알고 거짓을 말하는 놈이라 여겨지신다 해도 저와 다투기 위해 글을 적거나 하진 말아주세요. 그냥 절 그런 이라 생각하시면 그렇게 생각하셔도 좋으니 말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가 아무것도 아닌 마음으로 싯다르타가 지혜의 말씀을 나누는 그 자리 함께 하려 하니 그냥 그리 두시면 될 듯합니다. 그러면 시작해 보겠습니다.]


如是我聞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與大比丘僧千二百五十人俱 皆是大阿羅漢 衆所知識 長老舍利弗 

여시아문 일시불재사위국기수급고독원 여대비구승천이백오십인구 개시대아라한 중소지식 장로사리불 

摩訶目乾連 摩訶迦葉 摩訶迦栴延 摩訶拘絺羅 離婆多 周梨槃陀迦 難陀 阿難陀 羅睺羅 憍梵波提 

마하목건련 마하가섭 마하가전연 마하구치라 이바다 주리반타가 난타 아난타 라후라 교범바제

賓頭盧頗羅墮 迦留陀夷 摩訶劫賓那 薄俱羅 阿樓馱 如是等諸大弟子 幷諸菩薩摩訶薩 文殊師利法王子 

빈두로바라타 가류타이 마하겁빈나 박구라 아누루타 여시등제대제자 병제보살마하살 문수사리법왕자 

阿逸多菩薩 乾陀訶提菩薩 常精進菩薩 與如是等諸大菩薩 及釋提桓因等 無量諸天大衆俱

아일다보살 건타하제보살 상정진보살 여여시등제대보살 급석제환인등 무량제천대중구


저는 이처럼 들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께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 천 이백 오십 명의 비구와 함께 계셨습니다. 그들은 모두 많이 알려진 큰 아라한이었습니다. 장로 사리불, 마하목건련, 마하가섭, 마하가전연, 마하구치라, 리바다, 주리반타카, 난다, 아난다, 라후라, 교범바제, 빈두로파라타, 가루다이, 마하겁빈나, 박구라, 아누루타와 같은 큰 제자들이 함께 하였고, 그 이외 보살마하살과 법의 왕자인 문수사리를 비롯해 아일다보살, 건타하제보살, 상정진보살 등 큰 보살님들과 그리고 석제, 환인 등 수많은 천인들도 자리를 함께 하였습니다.


풀이: 저는 이와 같이 알아 들었습니다. 

싯다르타는 25년 제법 긴 시간 기수급고독원에 계셨습니다. 흔히 기원정사(祇園精舍)라고 부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수급고독원을 풀이하면 ‘홀로 외로운 사람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 곳’입니다. 싯다르타께선 우리에게 지혜의 말을 나누는 그 자리마저 계획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홀로 외로운 이들과 더불어 있는 곳, 바로 그곳에서 싯다르타는 그날도 많은 이들과 더불어 있었습니다. 모인 이들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모두를 소개할 순 없고 저의 눈에 보이는 몇몇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장로 ‘사리불’은 지혜가 으뜸인 사람입니다. 싯다르타의 아들인 라후라의 선생이기도 합니다. 마하구치라는 <잡아함경>에 등장하여 기억나기도 합니다. ‘아난다’는 싯다르타의 사촌동생입니다. 오랜 시간 함께 하였고 <대열반경>에서 그 이름을 보아 기억에 납니다. 제가 <대열반경>을 접한 시기는 제가 교통사고로 수술을 마치고 병원에 누워 지내던 날이었습니다. 그날 싯다르타가 아난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을 읽게 됩니다. 대강의 기억에 의하면 이렇습니다, “아난다여! 제가 사라진 이후 제가 알려준 법(法)과 율(律)이 당신의 선생이 되어줄 것입니다. 아난다여. 그대는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 자신을 의지하세요. 남에게 의존해 가지 마세요. 진리를 그대를 위한 등불로 삼아 그 진리에 의지할 것이지 남에게 의지하지 마세요. 정말 부탁드립니다. 이루어진 모든 것은 사라지는 법입니다. 제가 사라진다 하여 방일해지지 말고, 당신이 해야 할 것을 이루세요. 이것이 저의 마지막 부탁입니다.” 싯다르타가 아난다에게 남긴 이 말이 저에겐 아주 깊이 다가왔습니다. 이 세상 모든 있는 것은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기에 그 당연함을 두고 슬퍼하지 말고 자기 자신과 스승이 남긴 그 많은 지혜들, 그리고 스승이 남긴 그 지혜들이 던지는 질문에 의지해 정진하라는 말, 당시 저에겐 참 큰 가르침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합니다. ‘라후’라는 싯다르타의 아들입니다. 아들이라고 하여 가장 먼저 거론되거나 아들이라 하여 첫자리에 세우지 않습니다. 아들이란 이름이 가지는 그 무엇으로 라후라를 구속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라후라는 그저 열심히 정진하는 한 사람이 될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엔 바로 그러한 모습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사리불이 바로 라후라의 선생입니다. 그리고 이미 깨우쳐 성불하였지만 대중이 모두 성불하는 날까지 부처가 되지 않겠다는 문수보살 역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실 거론된 이들은 모두가 참 대단한 이들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 그들은 대단한 누군가가 아니라, 스승에게 묻고 경청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이들도 함께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엔 수많은 천인, 즉 하늘에 있어야 할 존재들도 함께 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큰 지혜의 이야기가 오고 가기에 이처럼 많은 그리고 대단한 이들이 함께 한 것일까요. 이제 이어지는 지혜의 이야기들이 참 궁금해집니다. 


홀로 외로운 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곳에서 싯다르타는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할까요. 


2022년 1월 16일 

유지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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