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은 여유롭습니다. 해가 뜨고 난 뒤 느지막하게 일어나, 멍하니 누워있곤 합니다. 평소처럼 새벽같이 일어날 필요도 없고, 일어나자마자 나갈 준비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오랜만에 아침부터 달콤한 여유를 즐기고 싶어 집에 있는 재료들로 간단하게 브런치를 만들었습니다.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모닝빵, 몇 개 남지 않은 달걀, 우유 대신 생크림, 명절 선물세트로 받은 꿀, 그리고 집에서 베이킹할 때 쓰는 시나몬 파우더와 바닐라 익스트랙도 주섬주섬 꺼내줍니다.
따로 놓고 보면 참 별거 아닌 재료들입니다. 이 특별할 것 없는 재료들을 비율 대로 잘 섞어주고 있으면 고소하고 달달한 향이 나는 것만 같습니다. 이제 빵을 반으로 갈라 잘 섞인 달걀물에 담가줍니다. 빵에 달걀물이 충분히 스며들 때까지 빵을 살짝 눌러주고 기다리면 됩니다. 달걀물을 너무 많이 흡수하면 오히려 빵이 흩어지고 흐물흐물해지니 너무 오래 누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제 프렌치토스트를 구울 시간입니다. 평소같이 기름을 둘러도 되지만, 왠지 고소한 버터향을 맡고 싶어 아껴둔 고급 버터를 팬에 녹여주었습니다. 겉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약불로 구워주면 달콤한 프렌치토스트 완성입니다.
오늘은 빵이 달걀물에 충분히 적셔졌는지 안쪽까지 노란빛이 가득합니다. 약간 덜 익은 듯한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이런 말랑 폭신함이 프렌치토스트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겨줍니다. 프렌치토스트를 한 입 가득 물고 커피와 같이 즐겨주면 달콤한 아침이 시작됩니다.
일요일 늦은 아침. 프렌치토스트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여유 한 조각
달콤함을 즐기고 있으니 어느샌가 접시가 비워집니다. 특별할 것 없는 프렌치토스트지만 조금 더 산뜻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모여서 행복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가볍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