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은 이미 알고 있다
Apr. 04
오랜만에 회사 동료 K와 점심을 먹었다. 근황을 나누면서 요즘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즐거운 일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나는 영상이었고 그는 뜻밖에 그림이었다. 1년간 미술학원에 다녔다는 그의 그림 실력은 대단히 뛰어났다. "와, 멋지다. 나도 그 미술학원 다녀볼까?" 그림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나까 "배우는 건 어렵지 않아요. 오늘 당장 가르쳐 드릴 수도 있어요."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퇴근 후 갑작스럽게 성사된 드로잉 원데이 클래스!
그리려는 대상을 작게 보지 말고 크게 보세요.
작은 부분에 집착하지 말고 크게 보고 그려보세요. 그림을 멀리 떨어뜨려도 보세요. 똑같이 그려내는 게 아니라 관찰해서 발견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잘 그리고 못 그리고 없이 그리는 과정 자체를 새롭게 받아들여보세요.
어떻게 표현해볼까?어떤 도구를 활용해볼까? 잘 그린 그림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요. 계속 그리는 한 계속 달라지고 나아질 거예요.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림 그리는 일이나 글을 쓰는 일이나, 심지어 영상을 하는 일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영상을 가르칠 때 늘 하는 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구나 영상을 할 수 있어요."라는 말이 결국 그림에도 통용이 되고, 결과보다는 과정 속에서 발견하고 즐거움을 찾는 것. 완성이 아니라 새로움에 기준을 둘 것. 디테일을 놓치지 않되 큰 그림을 보는 것. 무엇보다 일단 할 것, 그리고 꾸준히 할 것 - 창작의 도구는 다르지만, 어쩌면 우리는 창작하는 방법 만큼은 충분히 알 고 있다. 진짜 배우고 숙지할 것은 오로지 창작하는 태도, 창작에 임하는 태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