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해운대 장산

바다보다 더 큰산

by 여름해변

27년전, 메일 ID라는걸 처음 만들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단어가 summerbeach 였습니다.

여름해변, 생각만해도 쨍한 태양아래 백사장에서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고 있을 파라다이스 같은 풍경일것입니다. 밤에는 불꽃 터치는 축제같은 분위기에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닷바람의 시원함.

이처럼 해운대,광안리 하면, 부산보단 파라다이스의 느낌이 먼저 떠오릅니다.

청사포 해변열차 정거장부터 남천동 삼익아파트 까지 푸르른 해송숲과 동해바다, 해운대 백사장의 스카이라인, 바다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의 웅장함은 이곳이 한국이 맞나 싶을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에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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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초고층 건물이 가장 많은 도시는 예상외로 서울이 아닌 부산이라고 하며, 그중에서도 해운대에 가장 밀집했다고 합니다.

인구는 330만 정도로 서울의 3분의1수준인데, 왜그렇게 높은건물이 많은걸까요?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해운대의 모습은 해수욕장과 수영강을 끼고 있는 센텀까지 정도이며, 알고보면 장산이라는 600미터가 넘는 꽤 높은산이 해운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통, 산의 해발고도가 500미터가 넘어가면 시외시의 경계를 이루지만, 장산은 해운대구 한복판에 솟아 있기에 해운대의 상징이 장산이라 해도 반박하기 어려울것입니다.

naver_map (1).png 해운대구의 장산

이처럼, 해변가와 강가의 얼마되지 않는 평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높은건물이 많이 올릴수 밖에 없었겠죠.

그 풍경은 장산에 올라보면 확실하고 극명하게 느껴집니다.

KakaoTalk_20250602_124706716.jpg 장산에서 올라본 마린시티&광안리
KakaoTalk_20250602_124723422.jpg 해운대 해변

보통 행정구역을 나눌때는 산이나 하천이 경계가 되거나, 교통의 흐름을 감안하여 지역을 묶고 분리 합니다.

하지만 해운대는 장산을 중심에 놓고, 남쪽 해변가와 북쪽 고지대 반여 반송동까지 한꺼번에 해운대로 묶었습니다.

장산아래 해운대라는 명승지가 있었기에 해운대구가 된거지, 엄밀히 따지자면 장산구로 불려야 반송 반여동에도 합당한 지명이었을것입니다.

KakaoTalk_20250602_125054141.jpg 장산 서쪽 반여, 재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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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장산에 올라갔다가, 해변쪽이 아닌 반대편으로 내려온다면 이곳이 같은 해운대가 맞나 싶을정도로 반전 분위기가 펼처집니다.

사실 해운대는 해변의 활기찬 분위기와 달리, 의외로 고령화가 심하며 인구도 급속도로 줄고 있는 소멸 위험지역에 진입했다는것입니다.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겠지만 비탈의 산동내는 주로 고령자와 서민 거주지역 입니다.

부산의 인구가 줄고 빈집이 많아진다는 뉴스가 두드러지는 이유가, 과거 산비탈까지 살았던 사람들이 점점 고령화 되고 세상을 떠나면서 비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통 불편한 산비탈의 집은 점점 슬럼화 되고 사람들은 산아래 평지에 살고 싶어하니, 부산은 높은 고층 아파트만 짓는다는 자조를 합니다.

그중에도 해운대구가 성남시와 더불어 전국에서 고도차에 따른 양극화가 가장 극명한 자치 단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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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시티와 반여동


KakaoTalk_20250602_125219245.jpg 장산 중턱에 자리한 반여동 (회동저수지에서)
KakaoTalk_20250602_125316010.jpg 장산 북쪽 반송동, 산골마을 풍경

등산의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운동일수도 있고, 친목일수도 있지만 도시를 알고 싶으면 산에 올라가 봅니다.

무학대사가 삼각산(북한산)에 올라 조선의 새 도읍의 터를 살폈듯이 산은 멋진풍경이란 감성적 만족이외에도 도시 형성이란 스토리도 제공해 줍니다.

장산은 제가 올라본 산 중에서 풍경으로도 손에 꼽을만큼 아름답고, 도시 스토리 또한 풍성했습니다.

최근 낙후지역이던 반여농산물 뒷쪽 풍산공장이 센텀2지구 개발기대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부산에 일자리가 없어서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는 얘기는 부산뉴스의 메인을 장식합니다.

같은 항구도시인 인천은 나름 선전하고 있는데, 유독 부산만 일자리 위기라는 이유는 뭘까요?

인천의 발전은 간척사업 이라해도 무방합니다. 옛날엔 주안 남동을 간척해서 철강 기계 산업을 유치했고 최근엔 송도, 청라, 영종을 간척해서 바이오 항공물류 산업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반면 부산은 인천과 달리 바다가 깊어 간척이 어려워 신산업 유치에 한계가 있는거 같습니다.

그나마 명지, 오시리아가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부산 본토엔 이렇다할 산업부지 터도 찾기 어렵습니다. 센텀2지구 같이 최대한 활용할수 있는땅에 어떤 신산업이 들어와 부산이 발전될지 늘 관심이 갑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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