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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여름 Dec 17. 2021

어디가 제일 아파?

                                        

이레가 3학년일 때의 일이다.


남편이 개원한 줄넘기학원을 들렀다가 밖으로 먼저 나와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학원 바로 옆 커피숍 주차장에서 나는 휴대폰을 보고 있었고 아이 둘은 가벼운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계속 신경이 쓰이는 것이 있었다. 주차장 입구 옆에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봉이 하나 있었는데 이레가 그 봉 위로 자꾸 올라앉는 것이다. 높이가 1m쯤 되고 윗부분은 내 손바닥만 한 넓이로 둥그스름하게 마감되어 있었는데 이레가 그 위로 엉덩이를 다 올리면 발끝이 덜렁 들렸다. 앉으라고 있는 물건이 아니기에 이레가 올라 앉기에는 너무 좁았다. 균형을 잡지 못한 이레가 휘청거리면서도 계속 발끝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올라타려고 애쓰고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슬아슬 했다.


 '저걸 말려야 해, 놔둬도 돼?'


아주 잠시 고민이 되었다. 


잔소리에 지쳐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하는 순간 그 무슨 일은 꼭 생긴다. 그것이 육아의 국룰인 것을 엄마들은 안다. 그래서 하루도 잔소리를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설마 넘어지겠어?' 


하는 순간 '퍽' 소리와 함께 그 무슨 일이 일어났다. 아이가 내 눈앞에서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만화나 코믹물에서 바닥에 개구리 포즈로 딱 붙은 그 장면 그대로 앞으로 엎어졌다. 너무 놀라서 앞이 하얘졌다. 아이는 놀라서 그랬는지 창피해서 그랬는지 일단 벌떡 일어나기는 했다. 나는 정신없이 달려가 아이를 안았다가 살폈다가 팔다리를 만졌다가 하며 어디 다친 곳이 없는지 살폈다. 반사적으로 손이나 다리를 뻗을 법도 한데 아이는 가슴 정면으로 그대로 도로에 부딪혔다. 갈비뼈가 나간 것 아닐까? 진작에 하지 말라고 말을 할걸..


아이의 몸을 쉴 새 없이 만지며 불안한 마음으로 물었다.


 "이레야, 괜찮아?"


 "네."


 "어디가 제일 아파? 지금 제일 아픈 데가 어디야? 팔? 가슴? "


놀라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나를 보며 이레가 말했다.


 "엄마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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