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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옥수수 Oct 13. 2024

정리를 잘하는 사람의 일상 루틴은 뭐가 다를까?

깨끗한 집을 유지하는 방법

지금까지 아홉 편의 글을 통해 구조가 똑같은 20평대 구축 아파트(방 3, 화 1)에 살고 있는 자매의 정리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정리를 어려워하는 동생 덕분에 이런 습관도 재능(?)인 줄 몰랐는데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저만의 
정리 Tip은 여기까지 마무리하며 마지막 글은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을 적어 보겠습니다.

깨끗한 집을 유지하는 일상 루틴은 무엇일까요?
하루 일과, 주말 일과와 정리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들려드리며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1. 누가 더 더러움을 못 참는가

지금까지 소개한 맞벌이 2인 가구의 깔끔한 우리 집은 순전히 나의 기준으로 탄생했다.
남편은 무던하고 난 예민한 편이다.
정리 정돈이 안되어 있거나 집이 더럽다고 느끼면 밥도 못 먹을 만큼 주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내가 더 움직일 수밖에 없다.


가령, 남편은 이불 빨래를 1년 동안 안 해도 되고, 난 주말이라도 건조기로 침구 털기, 살균 코스라도 돌려야 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공평한 건 없다.
반반 나눠서 집안일을 하고 싶었지만 내겐 당장 깨끗한 집에서 살 자유가 시급했다.


그래서 평일엔 더욱 일에 집중하는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 7시 45분에 집에서 나가고 저녁 9시 30분쯤 집에 도착한다.
씻고 누워서 자기만 하니 저절로 신경이 꺼진다.

그렇게 꽉 채운 평일이 지나고 토요일 아침이 되면 이때부터가 시작이다.



2. 0순위 주말 공복 청소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쯤 늦잠 자고 일어나서 가장 먼저 흰 빨래를 돌린다.
동시에 이불, 베개 모두 건조기 '침구 털기' 20분 코스도 돌린다.
20분이 금방이다.
끝나자마자 '살균' 코스를 돌리는데 2시간이 넘는다. 하지만 흰 빨래가 완성되기 전까지만 돌리고 꺼낸다.

흰 빨래가 다 되기 전까지 다른 집안일을 한다.
일반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고 휴지통을 닦아야 할 때가 오면(냄새가 나거나 이물질이 묻어서 닦아야 하면) 닦아서 베란다에 말려 놓는다.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 물걸레질까지 하면 참을 수 없는 배고픔이 밀려온다.

대략 1시 반쯤이다.

기상 후 처음 앉는 시간이라 달다.
밥을 먹고 커피 한 잔 한 뒤에 다시 집안일을 시작한다.
건조기 살균코스를 돌려놨던 침구부터 꺼내고 다 된 흰 빨래는 건조기로 직행한다.
2차로 검은 빨래 세탁기를 돌린다.

그릇 정리와 설거지,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 바닥 줄눈 사이사이 물때 청소를 한다.

다 된 흰 빨래 먼저 개서 정리해 놓는다.

이제야 읽고 싶었던 책, 해야 할 일들을 할 수가 있다.

주변 정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내겐 어떠한 자기 계발보다 휴식과 즐거움보다 주말 공복 청소가 0순위다.

깨끗한 집을 유지하는 게 다른 것보다 우선이다 보니 결과물이 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깨끗하게 정리해 주고 갔지만 결국 흐트러지는 동생 집을 보면 나와는 순위가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본인이 참을 수 없는 이불 빨래는 부지런히 해도 현관 앞 쌓여있는 택배, 널브러진 식기구,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다 꺼내져 있는 물건들.
그 모든 게 허용되기 때문이었다. 



3. 허용치를 높이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

흔히 성격이라고 한다.

더러움을 못 참는 성격, 정리가 안되면 예민해지는 성격.

그렇다. 나는 정리가 안 된 집을 허용할 수가 없다.

인내심이 강하지 않고 물건이 제자리에 가지 않으면 계속 거슬려 참을 수 없다.


나의 성격이 무던함에도 불구하고,

정리를 잘 못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허용치를 높일 의지가 있는가 스스로 물어야 한다.

1부터 10 중에 5 정도만 돼도 괜찮다고 허용했던 정리 습관을 7로 올리면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하는 것이다.


돈을 써서 사람을 고용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깨끗한 집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은 그걸 행할 사람이 오직 자신뿐인 걸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매일 하나라도 정리한 걸 기록하고 습관을 바꾸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나 또한 정리는 쉽게 되지만 독서 습관을 들이는 게 해결되지 않는 숙제여서 노력하고 있다.

제작년부터 회사의 마음 맞는 동료와 일주일에 1권씩 읽고 인증하는 독서모임을 한다.


인증하지 않으면 1만 원 내는 벌금제도까지 마련하며 강제성을 부여했다.

지금까지 2년째 진행 중이고 작년 한 해에만 48권의 책을 읽는 습관을 얻을 수 있었다.


정리하면, 절실하게 정리정돈된 집을 원하는지 자문자답이 필요하고 어떤 것보다 우선 순위에 둘 수 있다면 희망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렇게 정리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다.

복잡한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서다.

일종의 수련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정돈하고 내 주변을 정리하는 것 말이다.


주기적으로 휴대폰에 있는 사진과 쓰지 않는 어플들을 정리한다.

입지 않는 옷, 가방 악세사리는 과감히 버리거나 당근으로 정리한다.

회사 컴퓨터 바탕화면도 폴더별로 정리하고, 인간관계도 조금씩 연습했더니 잘 정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뇌를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쓴다.

생각을 뱉어내며 정신을 집중하기엔 글쓰기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한 정리 습관은 필수적이며 모두 정리를 통해 가벼움을 느끼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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