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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옥수수 Sep 18. 2024

20평대 구축아파트 양쪽베란다 활용법

베란다 확장을 하지 않았다는 전제

어쩌다 보니 구조가 똑같은 20평대 구축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자매입니다.

정리를 못하는 동생과 상대적으로 잘하는 언니의 집을 소개합니다.

재능인 줄 몰랐던 저만의 소소한 정리 Tip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p.s. 콘텐츠 제공 고맙다 동생아.




1. 우리 집 창고는 어디가 좋을까?

20평대 구축 아파트는 수납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우리 집이나 동생네처럼 맞벌이 신혼부부 살림에도 주방은 참 좁게 느껴진다.
그럼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두는 창고로는 어디가 좋을까?
베란다 확장을 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보면 양쪽 베란다 두 군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하나는 주방에서 이어지는 곳, 하나는 거실에서 이어지는 곳이다.
주방에서 이어지는 곳의 베란다를 보통 다용도실, 세탁실이라 부른다.

이름에 걸맞게 다용도실은 활용도가 높고 주방 뒤편에 있어서 동선이 짧아 효율적이다.
이번에 가서 두 번째로 정리해 준 동생네 다용도실 비포/애프터부터 구경하자.


동생네 다용도실 비포1
동생네 다용도실 비포2


이불 아메바가 사는 동생네 다용도실.

집 정리는 못하는데 이불 청결에 극도로 신경 쓰는 동생이 정말 재미있다.

청결에 민감하다면서 분리배출통 바로 앞에 빨래가 대기하고 있고, 그 위엔 벌레가 꼬일 수 있는 식물이 차지하고 있다.

새삼 옆에서 버티고 있는 햇반과 컵라면이 괜히 든든하다.


동생네 다용도실 애프터


비포 사진에서 별다르게 정리한 게 없다.

이미 완벽한 배치를 짜줬고, 쌓아두지 않는 상태로만 유지한다면 내가 안 가도 된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보다.


분리배출할 쓰레기는 분류해서 통에 넣어주면 될 일이고,

이불도 차라리 세탁기 안에 넣어둔다면 조금 더 깔끔해 보일 일이다.

동생은 해맑게 말한다 "언니가 해주면 되잖아"


심각한 귀차니즘인가?
아니다. 그저 습관이 들지 않았을 뿐이란 게 내 결론이다.

우리 집 다용도실로 넘어가 보자.


우리 집 다용도실
세탁용품과 식료품


거실 앞 베란다보다 창고로 활용하기 좋은 뒷베란다.

아무래도 화장실에서 씻고 나와서 가기 편한 동선이기도 하고,
배수구가 있어 세탁실로 쓰라고 만들어둔 당연한 공간이기도 하다.


빨래바구니 옆엔 이사오기 전 살던 집 거실에 두었던 가벼운 탁자를 뒀고,

좋아하는 식탁보를 개서 덮으니 훌륭한 팬트리가 되었다.


동생네 집과 달리 우리 집은 무너져 내릴 것 같지만 붙박이장이 하나 있다.

나머지 생활용품과 술, 쇼핑백과 포장지 등을 알차게 정리했다.

술만 깨지지 않길 바라며 그저 내 집마련을 꿈꾸고 있다.


우리집 다용도실 수납장
각종 생활용품과 잡동사니
밑에는 부서져있지만 열고 닫히는 건 문제없다


2. 베란다에 쌓아두는 순간 답이 없어진다

우리 집 앞 베란다를 둘러보며 글을 마치려고 한다.

20평대 구축 아파트 양쪽 베란다 활용법의 가장 꿀팁은 바로 '짐'의 양이다.

베란다에 자전거부터 화분, 테이블, 운동기구 등등을 가져다 놓게 되면 정말 답이 없어진다.


이사 올 때 이전 세입자에게 에어컨을 샀는데 실외기가 베란다에 있었다.
여름 내내 실외기가 돌아가고 베란다 공기가 안 좋아질 텐데 화분을 키울 수 있을까 싶어 정리했다.

처음부터 한 건 아니었다.
끄덕 없이 잘 자라던 돈나무가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뒤에야 실천했다.


실외기실인지 베란다인지?
실외기에게 독방을 내준 거나 마찬가지다


처음 이 베란다를 봤을 땐 뭔가 꾸미고 싶다는 욕구(예를 들면 집 안의 작은 카페)가 강했다.

전셋집에다가 선택권이 많지 않은 상황이 오히려 우리 집의 깔끔함을 업그레이드시켜줬다.

이래서 행복은 언제나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라고 했던가.



캔, 플라스틱, 종이, 비닐 4가지 분리배출 통 말고는 우리 집에서 나가게 될 물건들이다.

민트색 바구니는 엄마에게 돌려줄 아이고, 나의 욕망으로 이사할 때 끌고 온 야외 테이블 세트는 얼마 전 당근했다.

모니터와 스팀다리미는 폐기물로 버려질 아이들이다.

안쪽 창고에는 캐리어, 남편의 작은 운동기구들이 전부다.



베란다는 주요 생활공간이 아니다 보니 쌓아두기 딱 좋은 공간이다.

그래서 베란다 정리 핵심은 물건의 양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정리의 본질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다.

베란다뿐만 아니라 집정리를 잘하려면 필요 이상의 짐은 욕심이다.

하지만 내 동생처럼 필요한게 많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바뀌긴 어렵다.

대안이 있다.

그 때 그 때 제자리에 두는 것만 잘해도 된다.


어느 순간, 사고 싶고 갖고 싶은 욕망보다 물건에 내가 얹혀사는 기분이 싫어진다면 그 때 제대로 실천하게 될 것이다.

결론은 동생아, 깨끗하게 살고 싶은 너의 욕망이 더 더 더 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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