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01분

엄마 없이 못 자겠어

by 썸머

아침에 일어나 내 책상인 부엌 식탁에서 이번주의 성경책을 읽고 있었다. 지난밤에도 열이 있던 아이가 안방문을 열고 울면서 나왔다.


"엄마 없이 못 자겠어"라며 울면서 말했다.


조용히 책상 스탠드 불을 끄고 방으로 들어왔다.

밤새 열과 싸웠을 아이. 몸이 힘들어 잠도 깊이 못 들고 그래서 쉽게 울음도 나왔을 것 같다.


이른 아침, 새벽에 일어나 부엌 식탁에 나가 있을 때면 잠에서 깨 안방에서 나와 나를 부르고 데려가는 게 한때는 자주 있던 일이었다. 그러다 드문드문해졌다. 이제는 마음 편히 아침에 깰 때까지 새벽에 안 깨고 푹 잘 자는구나 싶었다. 잘 자는 게 아이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았다.


열이 오르면 5ml 용량의 해열재를 하루 한 포 씩 한번 혹은 두 번 먹고 있다. 편도 부은 것으로 열이 나는 게 지난 7월에도 한번 있었고 이번 8월 끝무렵에도 반복되고 있다.


쉬이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여름. 이 진한 여름에 유치원에서 놀다 편도 붓는 것이 안쓰럽다. 에어컨 바람이 춥다 하고 선풍기 바람이 춥다 하는 아이말대로 라면 너무 추운 실내에서 걸린 걸까 봐 안타까움에 지나친 냉방을 탓하게 된다.


한번 부으면 며칠씩 열이 나는 것도 걱정되어 힘들다. 나는 걱정하며 마음이 힘에 겨운 거지만 아이는 39도의 고열로 그 작은 몸으로 말 못 하고 애써 견디느라 얼마나 힘들까. 내 맘고생을 며칠 한 후에라야 아이 힘듦이 생각난다.


아 나는 나의 고통을 통해서만 아이의 고통을 추측해 볼 수 있는 엄마구나. 아이에 대한 사람이 부족했던 거 같아 미안해진다.


지난 목요일, 그러니까 나흘 전에 병원에 갔을 때 약을 처방받고는 사 오지 않았다. 감기는 약을 먹으면 일주일 안 먹으면 칠일이라는 말을 믿고 약을 될 수 있으면 안 먹이고 싶어 했다. 항생제 남용이란 말을 신경 써왔다. 그러면서도 항생제에 대한 지식을 알려하는 데는 소홀했다. 그저 항생제를 남용했을 때의 부작용이라는 무서운 타이틀과 짧을 글을 읽었을 뿐이다. 미미한 정보가 바탕이 된 짧은 생각으로 아이를 키웠다. 덜 먹여도 되지 않을까 엄마인 내가 안 줄 수 있을 땐 안 주어도 되지 않을까 매번 걱정과 불안과 고민이 뒤범벅이 되어 약을 안 먹이고 넘어간 적이 많았다. 먹더라도 처음 하루 이틀 먹이기도 하고, 한 번 먹으면 나을 때까지 먹여야 항생제 효과가 있다는 말에 다 나은 거 같아도 끝까지 먹이기도 하는 등. 지식이 얕아 약에 대한 줏대 없이 약을 아꼈다가 많이 먹였다가 갈팡질팡 했던 거 같다.


첫째는 감사하게도 하룻밤 열나면 다음날 열을 떨치고 일어나 건강했다. 약을 잘 안 먹였는데 잘 커주었구나를 둘째 키우며 새삼 크게 느꼈다. 둘째는 열이 나면 고열이 며칠씩 간다. 그러면서 아이가 열나는 게 제일 무서운 일이 됐다. 이번에만도 지금 후회 중이다. 약에 대한 걱정이 많은 엄마 때문에 초기에 병원 가서 처방받은 부은 편도에 처방된 항생제를 먹이지 않아 부은 편도가 빨리 가라앉고 나을 수 있었을 일을 나흘째 열이 안 떨어져 오르락내리락하며 아이를 힘들게 만든 거 같아서. 미안함 마음이 이른 아침의 어두운 바깥처럼 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오늘은 아이가 일어나면 지난번에 간 소화과에 가서 재진료를 받고 처방받은 약을 사와 먹일 생각이다. 약을 먹고 부은 편도가 가라앉고 빨리 열이 잡히기를 바라면서.


이번 학기에는 월요일에 수업이 없다. 그래서 평일 월요일은 내게는 휴일이다. 휴일인 오늘 아이와 같이 병원에 다녀오고 자전거로 우리가 즐겨 가는 카페에 가서 데이트를 하고 올까 한다. 아니면 애아빠도 연차를 냈는데 차로 조금 더 먼 거리의 카페를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나가는 대신 집에서 파운드 케이크나 쿠키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평일이 휴일이어서 마음이 가볍다. 확보된 쉬는 시간이 있어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이 떠오른다. 아이는 약 먹으면 나을 거라는 아이의 건강 회복력에 대한 건강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하다.


5:29분. 아이가 곤히 잠든 것 같아 방에서 나왔다. 이제 다시 읽던 책을 이어 읽으러 가야겠다. 아이의 호출 덕분에 오늘 아침 일기를 썼다.


글을 읽으며 수정하고 보니 5: 53분이다.


오타수정 후 재 읽기를 마친 시간 6:01분.

6:02분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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