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챙기기, 다른 두 아이

by 썸머

26. 2. 1. 일. Am 2:51

내가 가장 신경 쓰면서 하는 일이 내 아침 식사다. 그리고 두 번째가 방학중인 큰아이 식사 챙기기. 그리고는 없다.

작은 아이는 혼자서 논다. 잘 놀아서 그냥 두고 해주는 거 잘 안 먹어서 그때그때 밥에 계란말이, 밥에 계란국, 밥에 국과 스크램블에그. 해주는 음식은 계란과 국이 거의 전부다. 라면 먹고 싶다고 하면 라면을 해주고 어제처럼 프렌치토스트가 먹고 싶다면 프렌치토스트를 해주고.

이거 해줄까 하면 싫어, 뭐든 다 싫어라고 한다. 요리해 줄 맛도 안 나고 해 줄 생각도 안 나고 해 주기도 싫다. 그래서 식사 때 돼서 대충 하게 된다.

반면 큰아이는 뭐 먹고 싶은 거 있냐고 물어도 아니라고 하고 해 주는 대로 다 먹는다. 맛없으면 남기고 남은 음식은 쟁반을 부엌에 내놓고 치운다. 보통은 쟁반이 자기 방 책상 위에 그대로 있고 내가 치워준다. 가지고 나와서 치우는 걸 보면 남겼다는 걸 알 수 있고 맛없어서 라는 걸 알 수 있다. 왜 맛없었어?라고 물어도 아니 배불러서,라고 한다. 맛없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중학생으로 커서 일수도 있고, 말조심을 알아서 일수도 있고, 끼니를 챙겨준다는 것에 고마움이 있어 음식평은 자제하게 되는 걸 수도 있고, 음식 맛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는 건 성격상 못하는 걸 수도 있다.

두 딸아이를 통해서 알게 된 게 있다. 이거 먹고 싶다고 매번 얘기하는 작은 아이보다 따로 먹고 싶은 메유가 없는 아이에게 다양한 음식을 더 잘 만들어 주게 된다는 것이다. 싫고 좋음이 너무 분명하고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면 오히려 미움받는다. 먹는 것에서 둘째가 그렇다.

첫째는 싫고 좋고 표현이 없다. 생각이 없는 거 같아 답답한 적도 있다. 식사 챙기는 것에서 그 성격이 장점이 될 줄 몰랐다.

둘째는 자기표현이 정확하다. 그게 좋아서 잘 들어주고 더 인정해 주고 수용해주려고 했다. 음식 해줄 때는 그게 해주기 싫은 특성이 될 줄 몰랐다.

하나의 성격이 좋게 작용될 때가 있고 안 좋게 작용할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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