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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그린 Aug 10. 2021

원색적인 멜버른 도시 여행

넷이 떠난 호주 가족 여행 - 7

melbourne ⓒ 2019 green.




호주 여행 다섯째 날, 일어나서 멜버른으로 가기 위해 짐을 챙겼다. 시드니에 홀린 건지 우버를 타고 시드니 공항으로 갈 때까지도 정말 떠나고 싶지 않았다.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지금은 떠나야 할 시간이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인지 공항은 한산했다. 아쉬움도 잊고 1시간 반 동안 꾸벅 졸다 비행기에서 내려 멜버른에 도착했다. 아발론 공항에서 도심까지는 스카이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전날 밤 언니와 숙소로 어떻게 갈지 고민했는데 휴대폰 데이터가 잘 안 터져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밖으로 나가자 빨간색 2층 버스를 볼 수 있었다. 시드니의 3월이 다소 따뜻했다면 멜버른에 내리자 서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얇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과 달리 늦가을처럼 추워서 몸이 웅크려졌다. 2층 버스를 타서 신난 엄마랑 창밖을 보다 신기한 광경을 마주했다. 지나치면서 거대하고 아름다운 핑크빛 호수를 봤다. 딸기우유가 가득 담긴 듯한 소금호수는 멀리서 봐도 신기했다. 자연적 현상으로 여름에만 볼 수 있다는 핑크빛 호수는 마법 같았다. 어릴 때는 나비만 봐도 신기했는데 일상에서 늘 비슷한 환경에서 살다 보니 새로운 것을 배우기가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여행을 가면 노력하지 않아도 틀을 깨는 무언가를 일상에서 마주하게 된다. 당연하게 생각해서 지나친 것들을 다시 보게 하는 말랑한 생각을 만들어준다.



pink salt lake, melbourne
melbourne ⓒ 2019 green.

 



멜버른에 있는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 근처 숙소로 왔다. 이른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배가 많이 고팠다. 오랜만에 쌀이 먹고 싶어서 숙소 앞 작은 초밥집, 스시 허브에 들렸다. 유리 진열대 안에 다양한 초밥과 롤이 보였고 침이 고였다. 넷이서 각자 먹을 도시락을 만들었다. 나는 새우튀김 후토 마끼, 가리비 초밥, 유부초밥과 연어 초밥 롤을 담아서 포장했다. 가게 안은 조금 답답해서 반대편 길가로 나왔다. 밀가루만 먹다가 쌀이 입에 들어가니 마냥 행복해진다. 부드러운 가리비와 아보카도, 게살, 통통한 새우튀김까지 맛있는 식재료들이 춤을 춘다. 한 개에 우리 돈으로 삼천 원 정도였는데 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melbourne ⓒ 2019 green.


벤치에 앉아 오물거리며 초밥을 먹는 동안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키가 큰 가로수 사이로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가는 사람들, 현대적인 건물과 유럽풍 건물들이 섞인 이국적인 분위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목이 메어 무심코 집어 든 콜라가 바닐라 맛이었다. 이런 생각은 누가 했을까 꼭 바닐라 향초를 켜고 콜라를 마시는 재밌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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