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가 그린 여행 그림
서점은 어려서부터 내 아지트였다. 책을 읽지 않아도 표지만 가지고 친구와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곤 했다. 언젠가부터 답답할 때는 중고서점에 가서 숨는 나만의 유행이 시작되었다. 바깥이 위험한 것도 아닌데 종이 냄새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다. 누군가 밑줄 친 문장들은 내게 와 콕콕 박혔다. 중고책을 읽다 보면 함께 책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하릴없이 앉아있다 보면 좁은 내 세상에 창문이 생기는 것 같았다. 작은 동네 책방 한구석에서 나는 여행을 꿈꿨고 책 한권만 들면 세상에서 제일 멀리 나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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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okstore has been my hideout since I was little. Even if I didn't read the book, I would just pick up the cover and talk with my friends for hours. Someday, when I'm in trouble, I'll go to a second-hand bookstore and hide. It's not like it's dangerous outside, but I could hear a sense of security in the smell of paper. A few underlined sentences popped up and stuck together. Reading secondhand books felt like reading a book together. As I sat there, it felt like a window opened into my small world. In the corner of a small town bookstore, I dreamed of traveling the farthest in the world with a single 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