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단상 03. 계절
2월은 꼭 무정차 역 같다는 생각을 한다.
분명 존재하는데 훅 지나쳐 버리는 기분이 든다.
새해 첫 해를 보고, 무엇에 그리 분주했는지 쫓기듯 흘러왔다. 어느새 2월의 중턱이다.
날갯짓하는 새들의 본새가 한결 날렵해진다. 몸통도 가볍다.
살포시 내려앉은 가지 끝에는 보드라운 꽃눈이 맺힌다.
입춘도 우수도 이달에 들어 있다.
반짝 따뜻한 날이 있고, 스미는 바람에 온기가 담긴다.
경칩쯤이면 마음도 석연히 자리 잡을 것이다.
동네 놀이터도 계절을 탄다.
꼬마 손님들이 팔랑팔랑 나비걸음으로 찾아든다.
봄의 바람결 끝에 여름이 다가온다.
아, 좋다. 가 아니라
아, 너무 좋다. 여서.
나비걸음과 새들의 날갯짓,
바람의 온기와 사람들 사이의 느슨함이
계절 사이에 깃든다.
서로 기대어 살아 움직이는 작은 것들은 얼마나 뜨거운지.
편애하는 계절.
변덕스럽게 굴어도 도리없이 사랑스러운, 여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