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 한번의 선택이 인생을 바꾼다
저는 3년 전 어느 여름날부터 작년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베이비시터’ 일을 했습니다.
육아를 한다기엔 다소 어린 나이와 베이비시터라는 직업의 조화가 어쩌면 이질감이 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어렸기에 오히려 망설임 없이 도전해 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덕분에 또래친구들과는 다른, 조금은 특이한 이력이 생겼죠.
모두가 ‘알바의 목적’이라면 흔히 생각하는 -얼른 일을 해서 돈이 필요하다거나 돈을 모으고 싶은 게 아니었습니다.
단지 나에게 와주는 어떤 아이든, 아이들을 예뻐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조금은 충동적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운명처럼 예쁜 천사들을 만나게 되었고
아이들과 매일 뛰고 땀흘리고 울고 웃다 보니 저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나있더군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솔직히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미소 한 번이, 사랑한다는 표현이 절 붙잡았습니다.
그렇게 버티고 또 버티다 보니 어느새 2년이 흘렀고, 비록 지금은 제 인생의 다음 스텝을 위해 아이들에게서 한발 뒤로 물러섰지만 아직까지도 저는 그 시간들을 발판 삼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의 인생에서 저는 곧 잊혀질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지금까지의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존재이자
제가 표현하고 느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사랑이었고 마음이었습니다.
매일매일 그 마음들을 다듬고 빚어서 더 크게 만드려고 노력했던 그 모든 일들은
완전히 새로운 사랑의 형태였습니다.
누군가의 성장을, 계절마다 다른 그 숨소리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생생히 느낄 수 있다는 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나는 여전히 그 시간 속에 살고 있습니다.
[theme song] My Cinema Paradise-윤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