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한마디 없이도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서.
모니터 밖으로
사랑이 넘쳐흐르는 것 같았던 장면에 대하여.
다른 그 어떤 장면보다
엄마가 딸을 업고선
둘이 비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스럽고 몽글몽글한 이 장면은
내 기억을 툭 건드린다.
내가 업혀있었던 시절이 아닌
내가 아이를 업어주었을 때 느꼈던 그 마음.
‘아 이거 진짜 행복한 일이야’
이 작품은
아무래도 내용을 생각했을 때
내 또래라면
다들 자식 된 입장에서
부모님과의 관계를 떠올리겠지만
나는 그때의 우리가 자꾸 겹쳐 보인다.
너희들을 키우던 때가 생각나
업어주면 너무너무 좋아했던 꼬맹이들이 생각나
어떤 밤에는 공원에서
아이를 업고서 느릿느릿 걸으며
내가 꿨던 꿈 이야기를 들려줬던 적이 있다.
실제로 전날 꾼 꿈에서
우리 둘이 예쁜 복숭아를 사러 갔었다고.
언니, 오빠 다 없이
너랑 나랑 둘이만 있었고
복숭아를 엄청 많이 샀다? 진짜 맛있었겠지?
라고 하니,
그러니까 이 별거 없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에도
아이가 너무 행복해하더니
그때까지 한 번도 하지 않던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어리광을 부렸던 적이 있다.
나는 그 모습이 또 찡하게 좋고 예뻐
엉덩이를 토닥여줬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주변이 진짜 시끄러웠는데
신기하게 그 순간엔
꼭 우리 둘만 있는 것 같았어.
짧지 않은 시간
나의 행복이 되어줘서 고마웠어.
내게 준 행복만큼 너희도 많이 행복하길
사랑 주고, 몇 배는 넘치게 돌려받았던 시간들.
겪어봐야만 아는 이런 커다란 행복을
남들보다 빨리 느껴볼 수 있었던 건
정말 큰 행운이었던 것 같다.
내 인생에 최고로
마음이 말랑말랑하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너무 사랑하고 생각하면 꿈에 나오나 봐
하고 그때 알았지.
우리 또 꿈에서 보자
꿈에서 실컷 놀자
많이 많이 업어줄게
찾아와 줄래?
너희가 나에게 줬던
위로, 사랑, 그 맑음들 다 모아서
지금 너희에게 보낼게.
언제나 너희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
고마웠어!
[theme song] 너를 업고-브로콜리너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