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삶
뛰는 것보다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성격이 급해 발걸음도 빠른 편이지만, 차를 타고 지나갈 때 휘리릭 지나가는 풍경 보단 어떤 가게가 그대로인지, 바뀌었는지 두리번거리며 바뀐 날씨도 힘껏 느껴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동이 틀 무렵 나가는 산책을 좋아합니다. 어둡던 도시가 붉은빛을 받으며 깨어나는 듯한 그 시간을 좋아해 눈을 비비며 산책을 나가곤 합니다. 어둡고, 붉고, 밝은 세 가지 빛으로 시작한 하루는 괜스레 뿌듯한 마음이 들어 힘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걷다 보면 바뀐 날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새싹이 돋아나는 시점부터, 꽃이 피고, 지고, 땅이 얼어붙는 순간까지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요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났는데, 혼자 걷다 보니 괜스레 샘이 나 겨울이 그리워졌습니다.
그래도 노란색 개나리로 물든 도시를 걷는 것은 꽤나 설레는 일입니다. 걸으며 노래를 들어도 좋고, 세상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집 앞에 도착해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오늘도 부지런히 살았다는 뿌듯함으로 마무리하는 나의 하루가 좋습니다. 나의 삶도 이렇게 산책하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