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라스베거스의 쉑쉑 버거
내가 쉑쉑 버거를 처음 먹은 때는 2013년 12월 29일 뉴욕에서다.
MET MUSEUM을 구경하고 나오는데 비가 세차게도 내려서 비를 맞고 걸었다. 물론 그곳은 비를 피하려고 신문지로 막거나 뛰어다니는 일이 없어서 생쥐처럼 쫄딱 젖었다. 한겨울이지만 그나마 몸은 방수되는 자켓을 입고 있어서 다행이었지 생각 없이 비 맞고 걷다가 가방 안에 카메라가 침수될 뻔했다.
아침일찍부터 오후까지 종일 박물관을 돌아다닌 뒤라 허기졌었는데 비 맞은 상태로 햄버거를 흡입했다.
자리가 없어서 트레이를 들고 한참을 서성인 뒤에야 먹을 수 있었다.
진동벨보다 내가 더 벌벌 떨었다. 한겨울에 비를 맞다니. 그 유명한 쉑쉑 맛을 봤는데 생각보다 버거가 아담하고 프라이도 평범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캐나다에서 공부하던 친구가 뉴욕에 놀러 와서 만났다. 일행 모두 쉑쉑을 못 먹어봤다고 꼭 가야겠다고 해서 또 갔다.. 센트럴 파크 근처 쉑쉑. 여기도 줄이 길었다. 뉴욕 사람 다 쉑쉑만 먹냐.
이번엔 치즈 프라이도 시켜보고 밀크쉐이크도 시켜봤다. 버거가 쥬이시하긴 하지만 그래도 탄산 아닌 쉐이크랑 먹기엔 느끼했다. 노란 치즈는 내가 별로 안 좋아해서 별로. 아니 파이브가이즈보다 나은 게 뭔지 모르겠는데!!! 쉑쉑버거 말고 다른 메뉴를 시켜봐야 하나? 생각했다.
제일 최근에 간 라스베거스의 쉑쉑 버거. 웃긴 점은 원래 쉑쉑은 미국 동부 중심으로 퍼져있는데 여긴 뉴욕을 컨셉으로 한 '뉴욕 뉴욕' 호텔이 있는데, 브루클린 브릿지도 있고 쉑쉑 버거도 있다. 신기하다.
지금 봤는데 하늘 색깔이 예쁘네.
점심시간이 지나서 줄을 길게 서지 않고 주문할 수 있었다. 나는 정~~말 새로운 메뉴에 도전을 안 한다.
그리고 제 이름은 Summer거든요 마리아 씨.. 햄버거 세트가 10달러가 넘는다는 건 맥도날드 런치만 먹던 나에겐 비싼 가격이지만 미국에선 한 끼를 10달러면 저렴하게 먹었다고 할 수 있으니까.
대형 스크린에선 메릴랜드와 위스콘신 대학교의 농구 경기가 나오고 있었다. 예전 회사 면접 대기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메릴랜드 대학교 출신의 미남이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났다. 나중에 책임님과 한 얘기가 '회사 면접이 아니라 연예인 오디션 보러 온 줄 알았다'라고.. 정말 잘 생겼었다.
조르지 않고 얼마 가지 않으니 진동벨이 울렸다! 뉴욕에서와는 다르게 채광이 좋은 매장이었어서 그런지 사진이 잘 찍혔다. 버거가 작아 보여도 먹고 나면 배부르다. 딱 기본에 충실한 버거이다. 그래도 난 파이브가이즈의 손을 들겠다. 배고플 때 먹었단 버프가 있긴 하지만 세상에 그것보다 맛있는 햄버거는 못 먹어봤다.
"케찹 좀 더 주세요" 안 해도 되고 머신에서 뻠삥뻠삥 펌프질 해서 맘대로 갖다 먹으면 되니까 좋다.
여타 패스트푸드점처럼 소다 머신이 밖에 있진 않았어서.. 리필이 되는진 모르겠다.
쉑쉑 버거 한 입 하실래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