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작은 조직 이야기

by 두두

어느덧 작은 조직 10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직 주기 3~4년, 짧으면 2년으로 보았을 때 꽤 긴 시간입니다.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취업, 창업, 학업을 선택하고 자신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저에게 묻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이냐고, 후회는 없느냐고 말입니다.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어느 시점이 지나야 방법을 생각하고 후회보다는 보람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한동안 상사와의 갈등, 클라이언트와의 마찰, 꿈을 좇지 못했다는 막연함이 저를 어렵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잘 견뎌왔고 이제는 글로 회고해보려고 합니다. 갖은 풍파는 지나가고 비로소 나의 조직, 나의 커리어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와 조직은 연인이자 연애 당사자와 같습니다. 입사~수습기간은 썸이고 그 이후는 초기, 중기 이후의 연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설렘과 좋아하는 감정이었다면 점점 서로의 단점, 현실적인 면이 보이고 어느 시점에는 이유 없는 권태기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혼자만의 경험이라면 독백에서 그쳤겠지만 저에게는 주인공들이 있었고 제가 굴에 들어가면 꺼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당신이 없었다면 흐느적거리다가 다시 노트북을 들고 세계를 떠돌았을지도 모릅니다. 처음 당신을 알게 된 순간을 기억하나요. 나는 어김없이 노트북 하나 들고 대만 도착했습니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에 이끌려 당신이 올린 글을 보았고 알 수 없는 생각과 감정에 사로잡혀 한국에서 당신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재 브런치북은 디지털 노마드로 살던 주인공이 우연히 작은 조직의 공고를 보고 정착하게 된 에피소드입니다. 다른 의미의 오피스 로맨스 이야기도 담겨있습니다. 오래된 노포처럼 작지만 우리의 팀원, 고객이 행복한 경험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래가자 우리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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